다소 추상적이기도 하지만 우리 경제의 현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설명해주는
용어라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물론 경기양극화란 성격이 다소 다른 몇가지 의미를 갖고있다. 중화학공업
과 경공업, 수출산업과 내수산업 그리고 중소기업과 대기업간의 양극화
현상을 복합적으로 가리킨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한보고서에서 경기양극화의 원인을 "80년대말이후
국내임금이 급등한데다 저임금을 바탕으로한 후발개도국의 국제시장참여가
본격화된데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임금 땅값등 생산요소비용의 상승이 정상적이고 자생적인 산업구조고도화의
속도를 앞질러 버림으로써 경공업을 중심으로 한 일부 산업들이 급속한
사양화의 길을 걸으면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경기양극화는 우선 "중화학공업과 경공업"부문에서 두드러진다. 산업생산
지수증가율이 중화학공업은 93년 4.4분기 13.2%, 94년 1.4분기 13.7%이나
경공업은 각각 -2.7%,1.2%에 불과하다.
업종별로는 화학 철강 비철금속 자동차 전자등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10%
이상의 생산증가를 보이고 있는 반면 세계적인 섬유경기의 호전으로 호황세
를 타고있는 직물산업을 제외한 섬유 가죽 신발등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내수산업과 수출산업"의 양극화도 뚜렷하다. 다만 작년에는 수출산업의
비중이 컸고 올핸 내수산업의 비중이 커지고있다는 점이 다르다. 내수와
수출산업의 성장속도는 산업출하지수로 알수있다.
수출용출하는 작년 1.4분기이후의 경기회복기간중 꾸준한 증가세(1.4분기
8.2%, 2.4분기 7.8%, 3.4분기 6.5%, 4.4분기 9.5%)를 보여왔다. 반면
내수용출하는 작년 2.4분기까지 3%이내의 저조한 성장세에 머무르고 있다가
3.4분기부터 수출용과 내수용출하증가가 비슷한 추이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올들어는 내수용산업출하지수(1.4분기 12.2%)가 수출용(7.4%)을
압도, 추세가 역전되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양극화추이는 구체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이런
양극화는 경기순환적인 측면이 많은데다 중소기업이냐 대기업이냐의 기업의
크기보다는 기업이 속해있는 업종에서도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최근 300명이하규모의 중소제조업생산지수 증감률추이를 살펴보면 전체
제조업과 중소기업만의 생산지수증가율이 전체적으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물론 중소업체의 절대비중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이는 물론 최근의
경기회복기에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구조적인 현상이라는게 산업
연구원의 분석이다.
작년하반기이후 중소제조업생산지수의 수준이 전체 제조업 생산지수의
수준보다 낮은 것이 이를 잘 반영해 주기도 한다.
그러나 중소제조업의 업종별 생산추이를 살펴보면 중소기업과 대기업간의
양극화보다는 오히려 중소제조업체 내에서의 산업간 경기진행의 불균등
양상이 더욱 뚜렷이 진행되고 있음을 볼수있다.
중화학 업종의 호조와 경공업업종의 미약한 증가세라는 업종별 양극화가
더욱 두드러진다는 결론이다.
산업연구원은 우리나라 산업구조가 선진공업국에 비하면 아직도 경공업
비중이 높은편이라고 지적하고 기계공업육성, 지식.기술집약적 구조로의
전환등 하루빨리 산업구조를 고도화해야 양극화현상을 막을수 있다고
전망했다.
<육동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