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리 3만원' 치킨집 사장도 멘붕…역대급 악재에 '비명' [프라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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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폭염에 튀김유 고공행진
치킨업계 원가 부담 커졌다

올리브유 1년 새 22% 상승
해바라기유·카놀라유도 강세
위 사진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구글 AI Gemini
유럽 폭염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맞물리면서 치킨 프랜차이즈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치킨 조리에 쓰이는 올리브유, 해바라기유, 카놀라유 등 주요 식용유 국제가격이 오른 데다 원·달러 환율까지 1500원대에 머물면서 본사와 가맹점이 부담하는 튀김유 공급가 인상 압력이 커지고 있다.

올리브유, 1년새 20% 넘게 '껑충'

7일 투자정보업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국제 올리브유 가격은 t당 6200달러로 지난해 7월 5080달러보다 1120달러(22.1%) 올랐다. 유럽 주요 산지에 닥친 이상기후가 가격을 끌어올렸다.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등 올리브유 주산지는 지난겨울부터 강수량이 부족했고, 여름 들어 40도를 넘는 폭염까지 겹쳤다. 올리브뿐 아니라 해바라기, 과일, 축산물 생산에도 비상이 걸렸다.

국내 치킨업계에서는 제너시스BBQ의 부담이 크다. BBQ는 튀김유로 올리브오일 비중이 50%인 블렌딩 올리브유를 사용한다. 한국이 수입하는 올리브유 대부분은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등 유럽산이다. 유럽 산지의 작황 부진과 수출 감소, 국제가격 상승이 국내 튀김유 공급가에 직접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해바라기유와 카놀라유 가격도 오름세다. 해바라기유는 지난해 t당 1032달러에서 1584달러로 552달러(53.5%) 상승했다. 카놀라유는 같은 기간 650달러에서 743달러로 93달러(14.3%) 올랐다. bhc는 해바라기유를, 교촌에프앤비는 카놀라유를 튀김유로 사용한다. 해바라기유는 우크라이나와 흑해 지역 공급 불안에 유럽 폭염까지 겹치며 가격이 뛰었다. 카놀라유의 원료인 유채도 작황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환율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1300원대 중반이던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 중반까지 올라 수입 원재료 가격을 끌어올렸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같은 수준을 유지해도 원화로 환산한 구매 비용은 더 커진다. 튀김유, 육계, 포장재, 물류비가 동시에 오르는 치킨 프랜차이즈로서는 가격을 동결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가격 인상 대신 사이드 조정 움직임

튀김유 가격 상승은 이미 가맹점 공급가에 반영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4월 본사가 상승분의 절반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튀김유 공급가를 10% 인상했다. bhc도 지난해 12월 튀김유 공급가를 20% 올렸다. 치킨 프랜차이즈마다 차이는 있지만 튀김유 한 통으로 치킨 50~70마리를 튀긴다. 튀김유가 치킨 한 마리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5~7% 수준으로 알려졌다.



본사가 공급가 인상분을 일부 흡수하더라도 가맹점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치킨 가격을 바로 올리기 어렵다 보니 업계에서는 중량 조정이나 사이드 메뉴 가격 인상으로 원가 상승분을 나누는 방식이 나오고 있다. 굽네치킨은 순살 메뉴의 조리 전 중량을 800g에서 700g으로 줄였고, 불닭발과 케이준감자 등 일부 사이드 메뉴 가격을 올렸다.



치킨업계가 가격 인상에 신중한 건 소비자 저항이 크기 때문이다. 치킨 한 마리 가격은 이미 배달비를 포함하면 3만원 안팎까지 올라섰다. 여기에 튀김유와 닭고기 가격 상승분을 그대로 반영하면 주문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내수 부진으로 외식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본사와 가맹점 모두 가격 인상 카드를 쉽게 꺼내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튀김유와 닭고기, 포장재 등 주요 원부자재 가격이 동시에 오르고 있어 가맹점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본사가 일부 비용을 흡수하고 있지만 장기간 이어지면 메뉴 가격이나 사이드 메뉴 가격 조정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