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PRICE달걀값이 크게 뛰면서 장바구니 물가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단순 공급 부족 때문만은 아니다. 조류인플루엔자(AI) 살처분에 따른 생산 공백, 산란계가 알을 낳기까지 걸리는 생물학적 시차, 오래 보관하기 어려운 특성, 소매 단계에서 커지는 유통비용이 맞물리며 작은 수급 차질에도 소비자 가격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AI 살처분·산란계 공백 겹쳐
산지가 내려도 소매가 반영 더뎌
달걀의 생산량은 산란계 입식을 늘린다고 곧바로 증가하지 않는다. 병아리가 자라 실제 달걀 생산에 참여하기까지 5~6개월이 걸린다. 올해 1~5월 병아리 입식은 전년 동기보다 12.8% 늘었고, 6월 산란계 마릿수도 0.4% 증가했다. 하지만 ‘지금 알을 낳는 닭’은 줄었다. 이달 6개월령 이상 산란계 사육 마릿수는 전년보다 3.2% 적다. 입식을 늘려도 당장 가격이 떨어질 수 없는 구조다.
달걀 유통 비용률은 41.6%로 다른 축산물보다 높지는 않지만, 이중 물량 증감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간접비(임차료 등) 비중이 60%를 넘는다. KREI에 따르면 산지 가격이 단기적으로 1% 오르면 소매가격은 0.46% 상승했지만, 산지 가격이 1% 내리면 소매가격은 0.31% 하락하는 데 그쳤다. 공급이 회복되더라도 소비자 가격에 바로 반영되기 어렵다는 얘기다.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도 달걀의 특징이다. 가정은 물론 외식업, 제빵업에 필수적이어서 바로 사용량이 줄어들기 어려운 구조다.
달걀 공급이 내수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도 가격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국내 달걀 자급률은 2025년 기준 99.2%다. 달걀 가공품 수입량은 총공급의 1.1%에 그쳤다. AI나 산란율 저하로 국내 생산이 흔들리면 곧바로 소비자 가격에 반영된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