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강인·김민재로 말 안 된다"…박문성, 홍명보 직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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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선수로 최악 결과"
축구협회 시스템 책임론 제기
홍명보, 탈락 하루 뒤 사퇴
사진=MBN News 유튜브 캡처
한국 축구대표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를 두고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이 홍명보 감독의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했다. 박 위원은 역대급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은 대표팀이 48개국 체제에서 32강에도 오르지 못한 결과를 두고 "말이 안 되는 결과"라고 비판했다.



박 위원은 28일 MBN에 출연해 한국 대표팀의 조별리그 탈락에 대해 "참담하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역대 가장 좋은 멤버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가장 최악이라는 월드컵이라는 결과를 또 들어올렸다"며 "이 격차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까"라고 했다.

대표팀이 조별리그 일정을 마친 뒤 다른 조 결과를 기다려야 했던 상황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 위원은 "우리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 왜 남의 나라에 우리 운명을 맡기는 그 3일간의 시간들을 어떻게 생각해야 될까 묘했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체코와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한 조에 묶였다. 첫 경기에서 체코를 꺾었지만 멕시코전과 남아공전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박 위원은 경기 내용이 대회가 진행될수록 나빠졌다고 봤다. 그는 "이번 월드컵만 놓고 보자면 저는 내용적으로 그렇게 좋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물론 체코의 경기는 우리가 승리를 했고 그렇게 했지만 두 번째 세 번째, 점점 더 안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조 편성도 한국에 불리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박 위원은 "체코, 멕시코, 남아공 이런 팀들과 우리가 한 조의 월드컵에 사실 만나기가 어렵다. 너무나 좋은 조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회가 48개국 체제로 확대됐다는 점을 들어 32강 실패의 무게가 작지 않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지금 16강 진출에 실패한 게 아니다. 32강 진출에 실패한 것"이라며 "그 이야기는 바로 지난 월드컵이었다고 한다면 우리 지금 지역 예선에서 탈락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것도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를 데리고. 말이 안 되는 결과"라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박 위원은 실패의 책임이 전적으로 홍 감독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홍명보 감독의 전적인 책임"이라며 "선수가 너무 좋았는데 결론을 못 냈다"고 말했다.



이어 "매우 좋은 식재료인데 결과적으로 좋지 못한 요리가 나와버린 것"이라며 "그럼 누구 문제일까요? 셰프의 문제죠. 요리사가 그 좋은 재료들을 살리지 못한 겁니다"라고 비유했다.



홍 감독의 경기 접근법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박 위원은 홍 감독이 남아공전 뒤 세 경기를 같은 방식으로 치렀다는 취지로 말했다며, 상대에 따른 대응이 부족했다고 봤다.

그는 "세 팀이 다 다른데 전력도 다르고 스타일도 다른데 똑같이 싸웠다는 것"이라며 "그러니 이런 경기 내용과 이런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했다.



박 위원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보다 이번 실패가 더 무겁다고도 했다. 그는 "전 더 최악인 것 같다"며 "14년 브라질 월드컵은 알제리 우리가 굉장히 참혹한 경기였죠. 그런데 이번에 남아공은 알제리보다 훨씬 떨어지는 팀이다. 그런 팀에게도 졌다"고 말했다.



준비 여건도 이전과 달랐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당시는 홍명보 감독이 뒤늦게 지휘봉을 잡아서 좀 급하게 준비한 대회"라며 "그런데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고, 상대적으로 지원 체계도 달랐다"고 했다.



이어 "2주 전부터 3주 전부터 미국에 가서 훈련을 하고 모든 것들을 다 지원해 줬다"며 "홍명보 감독은 매우 특별한 혜택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축구협회 시스템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박 위원은 일본 축구를 예로 들며 "일본은 짧게 보면 3,40년, 90년대부터 100년 플랜을 짰던 팀"이라고 말했다.



그는 "100년을 가기 위해서 50년, 30년, 20년, 5년, 10년 이런 식으로 계속 준비를 해 왔다"며 "우리가 이런 축구를 하고 싶다 그러면 그거에 맞는 선수 육성, 그거에 맞는 지도자에 대한 선택 이런 게 왔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 축구에 대해서는 "우리는 그러지 못한다"며 "계속 그냥 하나하나 땜질하듯이 간다"고 비판했다. 그는 "뭐든지 다 시스템과 체계가 잘 갖춰져야 한다. 그런데 그걸 누가 만드느냐. 사람이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박 위원은 대한축구협회 인적 쇄신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사람을 바꿔야 한다. 그리고 정확하게는 사람들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몽규 회장 한 명 바뀌는 건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똑같은 사람들, 그 밑에서 월드컵을 망쳐버린 사람들이 만약에 또 맡아서 한다, 그거는 그냥 얼굴만 바뀐 거지 본질이 바뀐 게 아니다. 그 사람들이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8일(현지시간) 오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 위원의 비판 이후 홍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홍 감독은 29일(한국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에 있는 한국 대표팀 베이스캠프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기자회견은 취재진 질문 없이 입장문 발표로만 진행됐다. 홍 감독은 "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는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며 "하지만 감독을 맡기로 결정한 순간부터는 다른 이유를 생각하지 않았고 제게 맡겨진 책임을 끝까지 다하는 것, 그것이 제가 해야 할 유일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판단이 늘 옳았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제 모든 판단의 기준만큼은 언제나 한국 축구였다"고 했다.



이어 "감독이라는 자리는 결과 앞에서 어떤 설명도 필요 없을 만큼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라며 "국민 여러분께서 기대하셨던 결과를 이번 월드컵에서 보여드리지 못했고, 그 책임은 모두 감독인 저에게 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지휘봉은 내려놓지만 대한민국 축구를 향한 마음까지 내려놓은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 대표팀이 다시 국민 여러분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팀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겠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