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CE기업들이 받는 인공지능(AI) 사용 청구 요금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AI 모델 경쟁이 심화해 토큰 단가 자체는 낮아졌지만, 에이전트 AI 확산으로 사용량이 폭증하자 비용은 늘어나는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 기업들의 요금 부담이 커지자 오픈AI와 앤트로픽 같은 선도 AI 기업은 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커지는 AI 비용 부담
토큰 단가 꾸준히 하락
사용량은 늘어 기업 부담↑
중국 모델 갈아타기 막으려
챗GPT, 사용료 인하 검토
◇토큰 단가 6년 새 600분의 1로
주요 AI 기업의 토큰 가격은 지난 수년간 이미 많이 내렸다. 최근 대형언어모델(LLM) 추론 가격 연구에 따르면 최근 주요 LLM 토큰 가격은 2020년 대비 600분의 1로 떨어졌다. 오픈AI 범용 모델의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출력 단가만 봐도 2023년 GPT-4 출시 당시 100만 토큰당 60달러에서 최근 GPT-5.4 때는 15달러로 하락했다.
하지만 기업이 체감하는 AI 비용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토큰을 많이 소모해야 하는 코딩과 업무 에이전트가 일반화했기 때문이다. 챗봇에 한 번 묻고 답을 받는 방식은 더 이상 산업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다. AI 에이전트가 24시간 내내 파일을 읽고, 코드를 고치고, 테스트한 뒤 오류를 다시 분석하고, 재수정하는 방식으로 AI 사용 형태가 완전히 바뀌었다. 최근 논문에 따르면 에이전트 업무는 일반 코드 채팅보다 약 1000배 많은 토큰을 소비한다.
미국 기업의 AI 도입률을 추적하는 ‘램프 AI 인덱스’ 조사에 따르면, 올해 AI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기업은 직원 1인당 AI 비용으로 월평균 7500달러(약 1140만원)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업에선 책정해놓은 1년 치 AI 예산을 3~4개월 만에 다 써버리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성능별 요금 차이 144배
주요 AI 기업은 토큰 단가를 내리는 대신 기본 정액제 안에 포함되는 사용량을 조정하거나 도구 호출, 보안 옵션 등에 별도 가격을 붙이고 있다. 이미 주요 AI 모델은 경량부터 프리미엄까지 요금 차이가 크다. 경량 모델인 ‘GPT-5.4 나노’(100만 토큰 당 1.25달러)와 프로 모델인 ‘GPT 5.4-프로’(180달러) 간 출력 단가는 144배 차이가 난다. 앤스로픽과 구글 제미나이도 모델 성능에 따라 가격 사다리를 명확히 나누고 있다.정액제를 앞세우던 AI 서비스가 사용량 기반으로 가격 전략을 바꾸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산하 개발 플랫폼 깃허브는 지난 1일부터 요금제를 사용량 기반 과금으로 전환했다. 또 다른 AI 서비스인 커서도 정액 사용량을 넘으면 추가 사용량을 계산해 후불 청구한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