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스타벅스 불매…하태경 "기업을 범죄자 낙인찍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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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불쾌하다고 다 범죄인가"
행안부 스벅 불매운동까지
'포퓰리즘 수사·과잉 처벌' 비판 고조
정 회장의 역사 감수성 부재에 대한 사회적 비판과 기업의 책임은 마땅히 따져야 하지만, '국민적 불쾌감'을 이유로 국가 권력이 개입해 범죄자 낙인을 찍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 "감수성의 실패가 곧바로 범죄인가… 유리바닥 위 걷는 사회 될 것"
국민의힘 3선 의원 출신 하태경 보험연수원장은 이번 사태를 두고 "자동차의 방향이 조금 흔들렸다고 해서 그것을 곧바로 음주운전으로 단정하고 처벌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행안부와 사법당국의 과도한 대응을 정면으로 비판했다.그는 "기업의 역사 감수성은 단순한 이미지 관리를 넘어선다. 이번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이 많은 시민에게 불편함과 상처를 준 것은 사실이며, 이에 대한 비판과 사과는 충분히 필요했다"면서도, "그러나 사회적 책임과 형사책임은 엄격히 구분되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하 원장은 "감수성의 실패를 곧바로 범죄로 연결하기 시작하면, 우리 사회는 어느 순간 '작은 실수조차 수사 대상이 되는 유리바닥 위'를 걷게 될 것"이라며, "그저 국민이 불쾌하다고 해서 범죄자로 처벌하기 시작하면 대한민국은 지상의 아귀지옥이 될 것"이라고 강도 높게 경고했다.
앞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직접 SNS를 통해 "민주주의의 역사와 가치를 가볍게 여기는 기업의 상품은 제공하지 않겠다"며 기관 차원의 불매를 사실상 선언했다. 이에 발맞추어 광주광역시(강기정 시장) 등 지자체들도 관내 행사에서 스타벅스 상품권이나 경품을 제외하는 등 관가 전반으로 '손절'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 여야 과거 논란 재조명… "당시엔 표현의 자유, 지금은 형사처벌?" 형평성 논란
정치권에서는 과거 진보 진영에서 발생했던 유사한 ‘국민적 공분’ 사건들과 비교하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국민적 감정을 기준으로 처벌 잣대를 들이댄다면 과거의 수많은 정치적 사건 역시 사법 원칙을 피해 갈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2020년 박원순 전 시장 추모 논란: 당시 더불어민주당 일부 인사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추모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중심주의 관점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으나, 이는 정치적 비판 영역에 머물렀을 뿐 형사처벌 문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천안함 피격 사건 음모론이 대두됐을 때도 일부 친민주당 성향 정치인과 유튜버가 "북한 소행이 아닐 수 있다"는 등 좌초설과 음모론을 제기해 유가족의 극심한 반발을 샀다. 보수 진영에서는 "국가 희생자를 모욕했다"며 강하게 규탄했으나, 이 역시 법적 처벌이 아니라 표현과 정치적 논쟁의 영역으로 남았다.
하 원장은 "민주사회는 불쾌함 자체를 처벌하는 체제가 아니라, 명확한 고의와 법률 위반을 입증하는 체제여야 한다"며 "정용진 회장 역시 사회적 책임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지만, 형사책임 여부는 감정이 아니라 증거와 법리에 따라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행안부의 스벅 불매운동… "정부 기관이 여론몰이 앞장서나" 비판
이런 상황에서 행정안전부가 조직적으로 스타벅스 불매운동 분위기를 조성하거나 이에 동조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을 두고 '부적절한 관치(官治) 압박'이라는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공무원 조직과 정부 부처가 나서서 특정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고 이를 수사 가이드라인처럼 활용하는 것은 민주주의 법질서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비판과 불매운동은 헌법상 보장된 자유지만, 정부 부처가 이에 편승해 사법적 처벌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포퓰리즘적 여론 재판에 불과하다는 것.
앞서 정 회장이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인 지난 18일에 진행된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이벤트와 관련해 19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5·18민주화운동 영령과 유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상처를 드렸다"며 "그룹을 대표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20일 시민단체(서민민생대책위원회)와 5·18 유공자들이 정 회장과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들을 모욕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고, 21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가 이 사건들을 병합하여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