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시 뚜껑 없애고 포장 흑백으로…日 덮친 ‘플라스틱 쇼크’[도쿄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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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리스크에 日편의점 생존전
회 뚜껑 없애고 로고 흑백으로
20일 NHK와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편의점 업체 로손은 매장에서 제공하는 테이크아웃 커피 컵의 플라스틱 뚜껑 일부를 종이 재질로 바꾸기로 했다. 중동 정세 악화로 원유와 나프타 가격이 상승하면서 플라스틱 용기 단가가 급등했고, 향후 용기 조달 자체가 불안정해질 가능성까지 커졌기 때문이다.
로손은 종이 재질이 비용 면에서는 더 비싸지만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교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자재 가격 상승 부담이 소비자 판매 가격으로 이어지는 것을 최대한 억제하겠다는 계산이다. 회사 측은 수도권 매장을 시작으로 전국 매장으로 순차 확대할 방침이다.
자체 브랜드(PB) 생수·음료 제품의 페트병도 더 얇게 만들어 플라스틱 사용량 자체를 줄이기로 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반찬류 용기에 재생 플라스틱 비율을 100%까지 높인 제품을 개발해 다음 달 일부 점포에서 시범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편의점뿐 아니라 대형마트들도 포장 축소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이토요카도는 5월 하순부터 도쿄 오모리점 등 대형점을 중심으로 회·육류 포장의 플라스틱 뚜껑을 랩으로 대체한다. 우선 조개·오징어 회와 깐 새우 등 약 10개 품목에 적용하고 향후 참치 제품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식품 트레이는 색을 없앤 흰색·무색 용기로 바꿔 잉크 사용량도 줄인다. 반찬 코너에서는 5개들이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팔던 닭꼬치를 낱개 판매 방식으로 전환해 소비자가 필요한 수량만 집어 종이 포장에 담도록 했다.
유통업계가 이처럼 포장 축소에 나서는 배경에는 원재료 가격 급등이 있다. 일본 식품 용기 대기업 FP코는 원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6월 출하분부터 전 제품 가격을 20% 이상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포장재와 잉크 공급 불안 우려까지 겹치면서 유통업체들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패밀리마트는 자체 브랜드 ‘파미마루’의 샌드위치 포장 로고를 기존 녹색·파란색 대신 흑백으로 바꾸기로 했다. 잉크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서다. 빙수 음료 ‘프라페’ 역시 뚜껑 인쇄 색상을 축소하고 도시락 용기도 공용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가격 인상 압력이 커지면서 할인 판매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온 계열 유나이티드·슈퍼마켓·홀딩스(USMH)는 식용유·컵라면·과자 등 일부 품목의 특가 행사 빈도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재기와 공급 차질로 판매가 중단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