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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올라서 살까 말까 고민"…책임 두고 정부·업계 '공방전' [이슈+]
치솟은 계란값 책임 두고 정부·업계 공방
폭등한 가격에 서민 장바구니는 한숨
폭등한 가격에 서민 장바구니는 한숨
14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계란 가격 담합 의혹과 관련해 대한산란계협회를 조사하고 있다. 핵심은 지난해까지 이어진 협회의 계란 가격 고시가 소비자 가격 상승을 초래했는지다.
정부는 산란계협회가 생산자와 유통업계에 제공해온 가격 정보가 단순 참고자료를 넘어 실제 거래가격의 기준점처럼 활용됐고, 그 결과 가격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생산량은 늘고 사룟값은 내려 가격이 오를 이유가 없는데도 계란값이 올랐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담합 여부를 최종 판단해 내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산란계협회는 최근 보도자료와 설명자료를 통해 공정위와 농림축산식품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공정위 심의 과정에서 이번 사건 제소 주체가 농식품부라는 점을 확인했으며, 이는 지난해 물가 안정 성과를 이유로 협회에 요구한 가격 인하를 거절하니 보복성으로 이뤄진 제소라고 주장했다.
협회가 가격 상승의 배경으로 드는 요인은 수급과 생산성 악화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산란계 살처분이 이어졌고, 생산성이 낮은 70주령 이상 노계 비율도 전체 사육 수량의 4분의 1을 넘어서면서 공급 여력이 약화했다는 설명이다.
원가 산정을 둘러싼 논쟁도 핵심 쟁점이다. 국가데이터처 축산물 생산비 조사에 따르면 계란 한 개당 생산원가는 약 128.5원 수준이다. 이에 대해 협회는 "소비자가 직접 축사에 들어가서 낱알 상태의 계란을 구매할 때 가격"이라며 "현실에서 나타날 수 없는 가상의 수치"라고 지적했다.
현행 축산물위생관리법상 계란은 선별·세척·포장을 거쳐야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다. 이를 반영한 실제 판매원가는 1개 182원 수준이며, 이를 감안하지 않고 128.5원을 원가로 산정해 소비자 피해나 부당이득을 산정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는 게 협회 측 입장이다.
결국 쟁점은 계란값 상승을 협회의 가격 고시 관행에서 비롯된 인위적 가격 상승으로 볼지, 질병과 생산성 저하, 원가 부담이 겹친 수급 불안의 결과로 볼지다. 정부는 민생 물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불투명한 가격 결정 구조를 손봐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농축산물 특성을 외면한 채 가격 상승 책임을 생산자단체에 돌리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다만 정부와 협회가 계란값 상승의 책임 공방을 벌이는 사이 소비자 부담은 늘어나고만 있다. 산란계협회의 가격 고시는 지난해 멈췄지만, 지난겨울에도 고병원성 AI 여파에 산란계 1000만 마리가 살처분되며 계란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른 채 오르는 상황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계란 특란 한 판(30개) 전국 평균 소비자 가격은 7402원을 기록했다. 가장 비싼 곳은 8071원인 서울로, 6개월 전 6504원에 비해 24.1% 올랐다. 일선 대형마트에서는 한 판에 1만원 안팎인 제품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계란은 공장에서 찍어내는 공산품이 아니라 질병과 산란율에 따라 공급이 흔들리는 농축산물"이라며 "가격 상승을 담합 문제로만 바라보면 물가는 잡지 못한 채 현장의 반발만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