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 끊기는 LIV '생존 시험대' 올랐다

WSJ "PIF, 자금지원 중단"50억弗 퍼부었지만 수익성 저조
올 시즌 최종전까지만 지원 결정

8월 이후 새 수익모델 불가피
디섐보·람 등 계약 만료도 난제
▷막대한 자금을 무기로 지구촌 골프 시장을 공략해왔던 LIV골프에 대해 사우디아라비아가 내년부터는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외신들은 30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올 시즌을 끝으로 LIV골프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한다”며 “이 사실은 스콧 오닐 LIV골프 최고경영책임자(CEO)가 금명간에 선수들과 지원에게 공유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PIF는 이같은 내용을 지난 12일 마스터스 토너먼트 직후 뉴욕에서 회의를 열어 LIV골프 경영진에게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투자 인내심 잃었다



LIV골프와 PIF간 이상기류는 지난 16일 발표된 2026~2030년 재무 전략에서 감지됐다. PIF는 향후 5년간 집중할 ‘6대 투자 분야’에서 지난 5년간 100억 달러 이상을 쏟아부었던 스포츠를 제외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세계 스포츠의 중심으로 만든다’는 목표 아래 축구, F1, 테니스, e스포츠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온 PIF의 기조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겼음을 알린 것이다.



PIF는 골프에서 가장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했다. 구단 인수, 대회 개최 등으로 기존 체제를 활용했던 다른 종목들과 달리 골프에서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대항해 단 60명의 선수들이 샷건 형식으로 사흘간 커트 탈락없이 경기를 치르는 LIV골프를 2022년 만들었다. 신생리그의 안착을 위해 필 미컬슨, 브라이슨 디섐보, 브룩스 켑카(이상 미국), 욘 람(스페인) 등의 스타들을 영입하는데만 수억달러를 쏟아부었고 천문학적인 상금을 내걸었다.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4년간 선수 이적료, 인프라, TV 중계권 및 개최 비용으로 50억 달러 이상을 쏟아부었지만 PGA투어의 대항마로 자리잡지 못했다. 미국 내 TV 시청률은 처참한 수준이다. 올 초 앤서니 김(미국)의 극적인 우승으로 잠시 화제가 되긴 했지만 리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스포츠계에서는 PIF의 투자 인내심이 바닥났다고 분석한다. PIF는 ‘스포츠 워싱’(스포츠로 사우디아라비아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덮으려는 시도)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스포츠 전 분야에 걸쳐 자금공세를 퍼부었다. 가디언은 “최근 발표된 PIF의 재무전략은 사우디 국내의 혜택과 실제 비즈니스를 구축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LIV골프가 가장 취약한 대상이 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분석했다.



◇LIV “리그 유지 위해 미친듯이 노력”

LIV골프와 PIF의 분리는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야시르 알 루마이얀 PIF총재는 최근 LIV골프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났다. 그레그 노먼 전 대표와 함께 지금의 LIV골프 형식을 결정하고 선수영입에도 깊이 관여해온 인물인 만큼, PIF가 LIV골프와 분명한 선긋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제 LIV골프는 생존의 갈림길에 설 전망이다. 오닐 CEO는 지난 17일 멕시코 대회 기간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까지는 자금이 확보되어 있고, 이후에는 리그가 유지될 수 있도록 미친듯이 노력할 것”이라며 “이는 인류 역사상 그 어떤 사모펀드 지원 사업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디섐보, 람 등 간판스타의 계약 종료도 LIV골프가 넘어야할 산이다. LIV골프로선 이들을 잡아둘 수 있는 자금력을 단 몇달 안에 확보해야하는 셈이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