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제조사들도 못끼는데…코스피200 편입된 적자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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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제조업 8개 산업군 편입
시총 톱200 중 30곳 배제
심사 땐 수익성 안 봐 괴리 커
‘코스피 랠리’ 속에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의 시장 규모가 400조원을 돌파했지만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코스피200지수에서 우량주가 소외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권에 포진한 우량 종목이 지수에서 배제되고 적자 기업들이 해당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화비전·달바글로벌 제외

27일 한국경제신문이 한국거래소 시총 데이터와 코스피200지수 구성 종목을 전수 분석한 결과 국내 시총 상위 200위권(ETF 및 우선주 제외) 기업 중 30여 곳이 코스피200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총 115위인 한화비전(4조4800억원)을 비롯해 달바글로벌(151위·2조9000억원), HD현대에너지솔루션(189위·2조1100억원) 등 우량주로 평가받는 기업이 지수 구성 종목에 빠진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이처럼 지수와 시총 간 괴리가 발생하는 원인으로 코스피200 종목 선정 방식을 지적한다. 거래소는 글로벌 산업분류(GICS)를 기준으로 에너지, 소재, 정보기술(IT) 등 10개 산업군으로 나눠 종목을 심사한다. 10개 산업군별로 시총 순으로 나열한 뒤 누적 시총이 85%에 도달할 때까지 종목을 선정한다. 초대형주가 포함된 특정 산업군은 금세 할당량이 차는 구조다. 시총 50위 내 대형주는 산업군 비중과 관계없이 편입하는 특례가 있지만, 정작 시장의 허리인 51위 이하 우량주는 산업군 내 누적 비중 제한에 걸린다. 시장 전체 시총 순위가 높더라도 지수 입성이 원천 봉쇄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2차 선정의 ‘버퍼룰(buffer rule)’도 신규 종목에는 고비다. 버퍼룰은 지수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기존 종목에는 관대한 기준을, 신규 종목에는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잦은 종목 교체를 방지하는 장치다. 기존 구성 종목은 하루 평균 시총 순위가 해당 산업군 내 기존 종목 수의 110% 이내면 지수에서 제외되지 않지만, 새로 진입하려는 종목은 90% 이내라는 문턱을 넘어야만 입성 자격을 얻는다.

◇수익성 지표도 전무

코스피200지수의 건전성을 위협하는 또 다른 결함은 편입 심사 시 수익성을 전혀 묻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 가이드라인상 코스피200의 심사 기준은 하루 평균 시총과 거래대금이다. 해당 기업이 실제로 돈을 벌고 있는지, 자본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있는지를 따지는 수익성 지표는 전무하다.



S&P500은 시총 요건 외에도 ‘최근 4개 분기 합산 흑자’라는 강력한 이익 요건을 바탕으로 부실 기업을 걸러낸다. 지수에 포함된다는 것 자체가 일정 수준 이상의 이익 창출 능력을 공인받았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코스피200지수에는 이 같은 요건이 없는 만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마이너스여도 지수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업계에서는 패시브 투자가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은 환경에서 지수가 시장의 옥석을 가려내는 지표가 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닛케이225와 나스닥지수 모두 수익성을 선정 기준에 포함하고 있지 않다”며 “산업군의 상황에 따라 시총 상위 종목이라도 코스피200지수에 선정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