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美 강경파 바히디 이란 실권 장악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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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네이와 직접 소통 유일지난 17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SNS에 “레바논 휴전이 유지되는 동안 조정된 항로를 통한 (호르무즈해협에서) 상업선 통항은 완전히 열려 있다”는 글을 올렸다. 이 게시물은 불과 수 시간 만에 이란 국영 매체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이란혁명수비대(IRGC) 계열 타스님통신은 해당 게시물을 “조악하고 불완전한 트윗”이라고 표현했다. 이튿날인 18일 이란 군은 해협 재봉쇄를 공식 발표했다. 이란 정권 내부에서 누가 실권을 쥐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내부 갈등서 협상파가 밀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 휴전 무기한 연장을 밝혔지만 이란은 차기 협상단 파견 여부도 아직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란 내 ‘협상파’와 ‘강경파’ 간 내홍이 심화하는 가운데 협상파의 입지가 좁아진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란 측 협상 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과 협상에 반대하는 아흐마드 바히디 IRGC 총사령관(사진) 사이 심각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ISW에 따르면 갈리바프 의장은 18일 이란 국영방송에서 공개적으로 협상을 옹호하며 미국과의 외교가 이란의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IRGC는 협상에 반대하며 대표단이 이란의 입장을 대변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ISW는 현재 이란 내 권력 판세는 강경파인 바히디 사령관에게 기울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바히디 사령관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와 직접 접촉할 수 있는 유일한 이란 관리로 꼽힌다.
협상파로 꼽히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영향력도 축소됐다는 평가다. IRGC가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핵심 내각 인선을 가로막고 최고 권력 핵심부에 대한 접근까지 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 기반 페르시아어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새 정보장관을 임명하려고 했지만 바히디 사령관의 압박으로 무산됐다”고 전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