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호르무즈 역봉쇄…"미승인 선박은 나포"

이란 돈줄 차단 '숨통 조이기'
트럼프, 협상 주도권 장악 포석
미국이 13일 이란 항구 봉쇄에 들어갔다. 이란의 숨통을 조여 다음 평화 협상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12일(현지시간) 중동 지역 미군을 관할하는 미국 중부사령부는 호르무즈해협과 걸프만 일대 선박에 “승인 없이 봉쇄 구역에 진입하는 모든 선박은 차단, 회항, 나포 대상이 된다”고 경고했다. “이란과 관계없는 선박은 자유로운 통행이 허용된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해협 통행은 완전히 막히게 됐다. 개전 이후 이란이 허가하는 선박만 통행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그마저 나포 등을 통해 저지되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이란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의 어떤 항구도 안전하지 못할 것”이라며 걸프 일대의 미국 동맹국을 위협했다. 보복을 위해 “아직 사용하지 않았던 다른 카드를 쓸 수 있다”고도 했지만 실제 공격은 이뤄지지 않았다. 다음 평화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싸움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튀르키예와 이집트 외교장관이 스티브 윗코프 미국 백악관 중동특사,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과 연쇄 통화하며 중재에 나서고 있다. 해협이 완전 막히면서 원유 수급난이 길어지면 세계 경제가 처할 어려움을 감안할 때 미국의 봉쇄 조치가 장기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란 항만 봉쇄 자체가 상대를 몰아붙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특유의 협상 수법이라는 해석이다.



하루 185만 배럴의 원유를 중국 등에 수출하던 이란은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졌다. 원유를 팔아 조달하던 전쟁 자금도 들여오기 어려워졌다.

양국의 협상은 갈림길에 서게 됐다. 협상 마감 시한을 앞두고 극적인 타협이 이뤄지지 않으면 예측하기 힘든 파국을 맞게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공급난 심화 우려에 국제 유가는 상승했다. 13일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물은 약 8% 오른 배럴당 104.20달러, 브렌트유 6월물은 약 7% 상승한 배럴당 101.86달러를 기록하며 다시 100달러를 넘어섰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