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도 이건 못 참지"…5000원 '누텔라' 뜻밖의 PPL

미국 항공우주국(NASA)가 공개한 '아르테미스 2호' 유인 달 탐사선 내부 영상에서 스치듯 등장한 '누텔라 병'이 화제다. 지난 6일(미 동부시간 기준) 아르테미스 2호가 지구에서 가장 먼 곳 까지 비행한 신기록 수립을 불과 3분여 남긴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등장한 것인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10일 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의 보도에 따르면 갑작스럽게 등장한 누텔라 병은 무중력 상태에서 여유롭게 회전하며 브랜드 이름을 보여준 뒤 뒤편으로 사라졌다. 누텔라는 초콜릿 잼의 일종이다. 누텔라는 식품회사 페레로가 판매하고 있다.

다만 페레로는 누텔라가 우주선에 실렸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누텔라가 NASA 중계 영상에 등장했을 때, 미국 뉴저지주에 있는 페레로 사무실에서는 중역들이 영업 회의를 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회의 도중 누텔라가 우주에 있다는 메시지를 받고서야 알게됐다고 한다. 의도치 않은 간접광고(PPL) 이었던 것이다.



누텔라가 기획한 것은 아니었지만, 회사 측은 이를 두고 바로 마케팅 전략을 세웠다고 한다. 회사는 SNS에 슬로우모션 영상을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테마곡과 함께 올리고 "누텔라는 이 세상의 것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페레로의 북미 최고마케팅책임자인 채드 스터브스는 "내가 노력했더라도 이보다 (광고 영상을) 더 잘 찍을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WSJ에 말했다.



WSJ은 누텔라가 의도치 않게 엄청난 광고 효과를 누리게 됐지만, NASA는 정책상 제품 홍보를 엄격히 금지한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리드 와이즈먼은 출발 전 기자회견에서 자기가 지구를 찍으려고 아이폰을 가져간다고 말했다가 "정부 직원으로서 사실 해서는 안 되는 말인 것 같다.우리는 뛰어난 카메라를 장착한 작고, 매우 강력한 컴퓨터 기기를 가져갈 것"이라고 정정했다.

그러나 NASA의 통제에도 불구하고 우주 비행 중 특정 브랜드 제품이 노출되는 경우가 있으며 이번 아르테미스 2호도 마찬가지다. NASA가 공개한 사진에는 '지프'의 땅콩버터 용기도 보였다. 다만 누텔라가 어느 비행사의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NASA는 10일간 진행되는 이번 임무를 위해 189가지 메뉴와 다섯 종류의 핫소스, 커피 43컵을 포함해 10여종의 음료수를 준비했다. 누텔라 외에도 메이플 시럽과 딸기잼, 아몬드 버터, 꿀 등 빵에 바를 수 있는 다양한 식품을 준비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NASA는 우주선에 실을 수 있는 무게에 한계가 있어 물품 반입을 엄격히 통제하지만, 누텔라같이 임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기호품도 비행사 사기에 도움 된다는 점에서 허용한다.

텔레그래프는 아르테미스 2호 전체 임무 비용을 총적재량으로 나눈 결과 500g짜리 누텔라를 우주로 가져가는 데 드는 비용은 약 7만5926달러(약 1억1200만원)라고 추산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