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국민연금 반대에도 사내이사 재선임…찬성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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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은 26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제13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포함한 안건 6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조 회장은 향후 3년간 한진칼 사내이사직을 유지한다. 재선임 안건은 93.77%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 측 지분(20.56%)과 함께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14.9%), 산업은행(10.58%) 등이 찬성표를 행사했고, 소액주주 상당수도 찬성에 가세했다.
반면 한진칼 지분 5.44%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조 회장이 기업가치 훼손·주주 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국민연금은 2021년과 2024년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도 같은 이유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한 바 있다.
조 회장 측은 올해 말 통합 대한항공 출범이라는 마무리 단계를 지휘할 리더십의 중요성을 내세워 주주들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은 류경표 한진칼 부회장이 대독한 주주총회 인사말에서 "통합 항공사 출범은 대한민국 항공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시대적 과업의 완수이자 한진그룹의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면 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하고 잠재적인 리스크들을 끊임없이 점검하며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해 통합의 안정성과 완성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총에서는 이사 보수 총액을 120억원으로 유지하는 안건도 71.67% 찬성률로 가결됐다. 국민연금은 보수 한도가 경영 성과에 비해 과다하다며 이 안건에도 반대표를 던졌다. 또 전자주주총회 도입과 독립이사 명칭 변경을 위한 정관 변경, 이사회 최대규모 축소(11→9명) 안건도 통과됐다.
한편, 같은 날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열린 대한항공 제6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우기홍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과 이사 보수 한도(120억원) 유지, 전자주주총회 도입 등 안건 5건이 원안대로 의결됐다.
대한항공은 그간 사용해 온 영문 브랜드 약어 'KAL'사용을 중단하고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식별코드인 'KE'를 전면에 내세우는 정관 변경안도 처리했다.
조 회장은 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이사회 의장)이 대독한 주총 인사말에서 "지난해 선포한 새 기업이미지와 비전은 우리의 의지를 담고 있다"며 "단순한 외형 성장을 넘어 중복 자원의 효율화를 통해 구조적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통합된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경영 환경 역시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우리 임직원들은 '통합'이 가져올 시너지를 증명해 보이겠다"고 덧붙였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