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안 해도 돈 번다'…코스트코의 놀라운 영업이익 비밀 [양지윤의 니가가라 나스닥]

코스트코, 물건 팔아 돈 안 번다
영업이익 절반 '멤버십 수수료'서 나온다
한경 DB
※‘양지윤의 니가가라 나스닥’은 양지윤 한국경제신문 기자가 매주 목요일 한경닷컴 사이트에 게재하는 ‘회원 전용’ 재테크 전문 콘텐츠입니다. 한경닷컴 회원으로 가입하시면 더 많은 콘텐츠를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홀세일(티커 COST)이 오프라인 마트를 넘어 '멤버십 구독 플랫폼'으로 시장에서 재평가받고 있다. 최근 업계 전망치를 웃돈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전사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멤버십 수수료로 채운 것으로 나타나서다. 약세장 속에서도 코스트코가 견조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는 배경으로 꼽힌다.

12일 나스닥에 따르면 코스트코 주가는 전날 0.51% 내린 992.23달러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올해 상승률은 16.12%다. 코스트코가 편입된 시장 대표지수인 S&P500(-1.21%)과 나스닥100(-0.96%) 지수를 훨씬 웃돈다. 시장 기대치를 상회한 견고한 실적이 주가를 받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트코 ytd 주가 / 구글
코스트코가 최근 발표한 회계연도 2분기(2025년 12월~2026년 2월) 매출은 696억달러(약 103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했다. 순이익과 주당순이익(EPS)도 각각 13.8%, 13.9% 늘었고, 전사 동일매장 매출 역시 7.4%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넘어섰다.



코스트코 수익성의 핵심은 단연 '멤버십 수수료'다. 이번 분기 멤버십 매출은 13억6000만달러(약 2조85억원)로 전년 대비 13.6% 뛰었다. 놀라운 점은 이 수수료가 전사 영업이익(약 26억달러)의 52%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김승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상품 마진이 '제로(0)'가 돼도 멤버십만으로 이익의 절반을 지탱하는 구조"라며 "코스트코를 유통업체가 아니라 구독 기반 플랫폼으로 봐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코스트코
충성도 높은 우량 회원도 증가하는 추세다. 코스트코의 전체 유료 멤버십 회원 수는 8219만 명인데, 이 중 4040만 명이 소비 규모가 크고 혜택이 많은 이그제큐티브(Executive) 멤버십 회원으로, 전년 대비 9.5% 늘었다. 이그제큐티브 멤버십 회원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5.8%에 달했다. 2024년 9월 단행한 미국·캐나다 지역 연회비 인상 효과도 실적 성장에 본격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온라인 사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코스트코의 디지털 기반 동일매장매출은 약 22% 증가하며 오프라인 성장률을 세 배 가까이 압도했다. 자동 결제 키오스크를 비롯해 약국 인공지능(AI) 재고 관리 등 운영 효율화 등 디지털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코스트코는 유통업계를 덮친 '관세 리스크'에도 굳건한 가격 방어력을 유지했다. 취급 상품 수가 일반 대형마트의 3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데다 상품을 대량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공급 업체와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마진 통제가 쉬운 자체브랜드(PB) '커클랜드 시그니처'를 활용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아시아와 유럽을 중심으로 매년 약 30개의 신규 매장을 열어 외형 확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한경 DB
월가에서도 코스트코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호버스JP모간 애널리스트는 코스트코에 대해 '비중 확대(Overweight)' 의견을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1050달러에서 1060달러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멤버십 기반 수익 구조와 안정적인 매장 확장이 장기 성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평가다. 박제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멤버십 기반의 수익 구조는 관세·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비싼 '몸값'은 투자자가 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코스트코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46배 수준으로 월마트(41.6배), 타깃(15.1배) 등 동종업계보다 높다. 박 연구원은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높아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정당화할 수 있는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