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남북 적대, 이익 안돼…北 체제 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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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첫 3·1절 기념사
"남북 신뢰회복 지속 추진할 것"
'평화' 24회 언급 "긴장 완화 노력"
日엔 "새 세상 열자…호응 기대"
3·1운동 대신 '혁명'으로 호명
"일회성 저항 아닌 대한민국 뿌리"
◇李 “대립의 시대 끝내자”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07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적대와 대결은 서로에게 아무런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확고한 역사의 가르침을 결코 외면하지 말자”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낮추고 상호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여러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해온 것처럼 한반도 평화와 남북 간 신뢰 회복을 위해 필요한 일을 일관되게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효력이 정지된 9·19 군사합의의 선제적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이 대통령은 북측 체제를 존중하고 일체의 적대 행위 및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대북 정책 원칙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평화’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했는데, 총 24회 언급했다. 평화를 위해 남북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무인기 침투 사건과 관련해서는 “이 정부의 뜻과 전혀 무관하게 벌어졌다”며 “남북이 함께 살아가는 한반도에서 긴장과 충돌을 유발하는 행위는 그 어떤 변명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묻고, 제도적 방지 장치를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못 박았다. 북한을 향해 관계 개선의 진정성을 드러내기 위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북·미 대화 재개를 지원하기 위한 ‘페이스메이커’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북측과의 대화 재개 노력도 계속해 나가겠다”며 “남북 간의 실질적인 긴장 완화와 유관국 협력을 통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해 나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관계와 관련해서는 ‘과거를 직시하되 현재의 과제를 함께 풀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기존 노선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과의 셔틀외교를 지속하며 양국 국민이 관계 발전의 효과를 더욱 체감하고 새로운 기회를 함께 열어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이 ‘진정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사이좋은 새 세상’을 열기 위해 일본 정부도 호응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한·중·일 3국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며 “격변의 시대에 슬기롭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동북아시아의 화합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靑 “3·1운동, 일회성 저항 아냐”
이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3·1운동’ 대신 ‘3·1혁명’이라는 표현을 썼다. 지난해 8·15 경축사에 이어 두 번째다. 청와대 관계자는 “3·1운동이 단순한 일회성 저항이 아니라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탄생시킨 뿌리임을 명확하게 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정부 차원에서 향후에도 3·1혁명 표현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그동안 진보 역사학계를 중심으로 3·1운동을 3·1혁명으로 호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독립운동 사건에서 나아가 ‘주권’에 기반한 민주국가 수립의 기틀이 됐다는 이유에서다.이 대통령은 우원식 국회의장, 조희대 대법원장 등 주요 인사와 인사를 나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도 악수했지만, 대화를 따로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