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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필자는 ChatGPT와의 대화에 푹 빠져 있다. 빠른 답변보다 “정말 나를 이해해주는가”를 묻는다. 인공지능이 응대의 대부분을 맡는 시대지만, 그만큼 사람 냄새 나는 서비스에 대한 갈증도 커졌다. AI가 아무리 똑똑해도 고객의 감정을 읽지 못하면 ‘기계적인 친절’에 머무를 뿐이다. 2025년의 고객경험(CX) 흐름은 분명하다. 속도의 시대를 지나, 신뢰의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 이제 고객은 단순한 정보 제공이 아니라, “내 상황을 알고, 내 입장에서 해결해주는” 경험을 원한다. 중요한 건 시스템이 아니라 ‘관계’다. 2025년 국내외 고객경험 트렌드
인간 중심 AI(Human-Centric AI) 고객은 더 이상 AI의 존재를 의식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맥락을 읽어주고, 필요한 순간에 상담사로 연결해 주는 ‘공감형 AI’가 표준이 되고 있다. 예컨대 한 금융사는 상담 보조 AI를 도입해, 고객의 불안한 목소리 톤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사람 상담사에게 연결하도록 설계했다.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돕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에이전트형’ AI의 등장
이제 AI는 단순히 답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의도를 파악해 실제 조치를 취한다. “주문을 취소하고 싶다”는 말에, 재고 확인부터 환불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것이다. AI가 대화의 ‘보조’가 아니라 ‘주체’로서 움직이기 시작한 셈이다.
음성 서비스의 귀환과 신뢰 이슈
화면보다 대화를 선호하는 고객층이 늘면서, 음성 기반 서비스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다만 AI 음성 기술의 발전으로 가짜 목소리(딥페이크)가 확산되면서, “누구의 말인가”를 확인하는 보안 신뢰 설계가 CX의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감정 기반 개인화의 확산
고객의 이름과 구매 이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제는 고객의 감정까지 읽어야 한다. 최근 글로벌 리테일 기업들은 고객의 표정, 대화 패턴, 구매 맥락을 분석해 감정 상태에 따라 제안을 다르게 한다. 예를 들어 “기분이 우울한 날엔 따뜻한 컬러 상품”을 추천하는 식이다.
'원(One)채널’의 시대
문자, 전화, 채팅, 오프라인이 모두 ‘하나의 대화’로 이어지는 시대다. 채널이 달라져도 대화가 끊기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한 고객이 매장에서 문의한 내용이 콜센터로 이어지고, 다시 온라인 계정으로 연결될 때까지 맥락이 그대로 유지되는 경험. 이것이 고객이 진정으로 느끼는 ‘배려’다. 상담사는 이제 ‘AI의 동료’ AI가 데이터를 요약하고 다음 응대 방향을 제시하면, 상담사는 감정적인 공감과 설득을 담당한다. 기계와 사람이 각자의 강점을 살리는 협업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경험의 무대가 넓어지다
온라인에서 본 맞춤형 제안을 오프라인에서 바로 체험할 수 있는 AR/VR 기반 매장 경험이 늘고 있다. 경험이 다시 SNS 공유로 이어지면서, 고객은 브랜드의 ‘참여자’로 바뀐다. ‘좋은 일’이 아닌, ‘성과를 만드는 일’ CX는 이제 감성적인 구호가 아니다. AI 기반 서비스 투자로 실제 매출과 고객 충성도가 오른다는 데이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결국 CX는 비용이 아니라 수익을 창출하는 투자로 자리 잡고 있다. 왜 지금 CX인가 — “충성도는 비용이고, 신뢰는 수익이다”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는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하지만 기존 고객을 유지하고, 그들이 브랜드의 팬으로 남게 만드는 데에는 ‘경험’이 결정적이다. 한 번의 불편한 응대가 평생의 고객을 잃게 만들기도 한다. 반대로 한 번의 진심 어린 서비스가 평생의 고객을 만든다. 국내 기업들도 이미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통신사들은 AI 상담 보조 시스템으로 응대 시간을 줄이면서도 고객 만족도를 높였고, 유통기업은 고객이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AI가 선호 브랜드를 인식해 개인 맞춤 추천을 제시한다. 이 모든 것은 ‘기술’이 아니라 ‘배려’의 확장이다. 한 통의 전화가 만든 팬덤
한 고객이 온라인에서 교환을 시도했다. 과거라면 고객센터 대기, 반복 설명, 지연되는 환불에 짜증이 쌓였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AI가 고객의 최근 구매 이력을 확인하고, “사이즈 교환을 원하시나요?”라고 먼저 묻는다. 잠시 후, 교환·픽업·부분 환불 세 가지 옵션을 안내하고, 고객이 선택하자 픽업 일정까지 자동으로 예약된다. 마지막 단계에서 상담사가 “이번 시즌에는 같은 원단의 베이지 톤 신상품도 나왔어요”라고 덧붙인다. 고객은 놀란다. ‘내가 기억되고 있다’는 감정이 남는다. 그 한 통의 경험이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호감을 만들고, 결국 다시 구매와 추천으로 이어진다. CX 성공의 비밀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다
실패하는 조직에는 공통점이 있다. AI를 과신하고, 속도만 KPI로 삼는다. 그러다 결국 ‘빠르지만 불친절한 서비스’가 되어버린다. 반면 성공하는 조직은 다르다. AI가 감정을 읽지 못할 때는 반드시 사람이 개입한다. 대화가 채널을 넘어도 이어지도록 설계한다. 보안과 신뢰를 기반으로, 고객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관계’를 만든다. 기술보다 중요한 건, ‘신뢰를 설계하는 마음’이다
2025년 고객 경험의 본질은 기술이 아니다. 고객을 이해하려는 태도, 그 자체다. AI는 이제 고객과의 대화 파트너가 되었고, 사람은 그 대화를 더 따뜻하게 만드는 역할을 맡는다. 결국 이 시대의 고객경험은 '기술의 설득'이 아니라 '신뢰의 설계'다. 고객은 버튼이 아니다. 그들은 이야기를 가진 사람이며, 그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브랜드만이 내일의 시장에서 살아남는다.
<한경닷컴 The Lifeist> 박영실
박영실서비스파워아카데미(PSPA) 대표,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대표, 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 명지대학교 교육대학원 겸임교수, 성공하는 사람들의 옷차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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