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 관광' 日 모녀, 한국 온 첫날 음주운전 차량에 참변

사진=한경DB
한국을 자주 찾던 딸과 함께 '효도 관광'을 왔던 50대 일본 여성이 음주운전 차량에 목숨을 잃는 사고를 당했다. 이들 모녀는 한국에 도착한 첫날 사고를 당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음주 운전으로 일본인 관광객 모녀를 들이받은 30대 남성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전날 오후 10시께 술에 취한 상태로 전기차를 몰다 동대문역 인근 흥인지문교차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일본인 모녀를 친 혐의(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상)를 받는다.

A씨는 사고 전 종로구 종로5가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소주 3병가량을 마시고 약 1㎞가량을 운전하다가 사고를 냈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0.08%)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이 사고로 50대 어머니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30대 딸은 무릎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2박 3일 일정으로 전날 한국에 입국한 모녀는 일본 오사카 출신으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쇼핑을 마친 뒤 낙산 성곽길을 보러 가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여행은 평소 한국을 자주 찾던 30대 딸이 '효도 관광' 목적으로 준비한 여행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오후 병원에 입원한 30대 딸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고, 주한일본대사관 측도 오후 5시 유족을 방문해 장례 절차 등을 논의했다.

일본에 있는 나머지 유족은 4일 한국에 입국해 구체적인 장례 절차 등을 정할 예정이다. 딸은 모친의 시신을 일본으로 운구하길 원하지만, 1000만원대의 비용 문제로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