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서 3중주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토프 바라티 참여
차이콥스키의 ‘어느 위대한 예술가의 추억’ 등 연주
솔리스트로서의 역량을 이미 인정받은 두 연주자가 한 무대에서 만난다. 오는 30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3중주를 선보이기 위해서다. 바이올린 연주는 헝가리 출신의 연주자 크리스토프 바라티가 맡는다.
이번 무대는 올해 롯데콘서트홀의 ‘인 하우스 아티스트(상주 음악가)’로 선정된 한재민이 기획한 프로그램 중 하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산하 예술영재교육원 동문인 한재민과 박재홍은 지난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어릴 적부터 서로의 음악에 관심이 많았다”고 입을 모았다.
박재홍은 “재민이가 초등학교 5학년이 되던 해부터 연주하는 걸 쭉 지켜봤다”며 “늘 음악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바가 확실하고 무대에서 자신감이 넘쳐서 가끔은 ‘동생이지만 형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하는 성숙한 연주자”라고 했다. 그러자 한재민은 “재홍이 형은 가지고 있는 색깔이 굉장히 다양한 피아니스트”라며 “가끔 첼리스트보다 첼로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는 피아니스트란 생각이 들고, 형과 함께 연습할 때 음악적으로 많은 걸 배운다”고 화답했다.
한재민은 “10월이라는 날짜와 계절을 고려했다”며 “누군가를 추모하는 마음이 담긴 작품들로 관객을 위로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었다”고 했다. “사실 곡을 선정하면서 ‘너무 슬픈 프로그램이 되면 어쩌나’하는 걱정이 있었는데, 대화를 나누면서 오히려 우리의 메시지를 더 명확하게 전할 수 있는 무대가 될 수 있단 생각을 하게 됐죠.”(박재홍)
이들은 자리에서 “말 대신 음악으로 대화할 수 있는 사이”라며 서로에 대한 강한 신뢰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재민은 “즉흥 연주를 좋아하는 편이라 리허설 때나 무대 위에서 새로운 연주를 시도하기도 하는데, 재홍이 형은 이를 유연하게 받아줄 수 있는 피아니스트”라고 했다. 이어 그는 “사실 첼로 소리로는 피아노를 뚫고 나가기 어려운 면도 있어서 피아니스트에게 평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소리 좀 줄여달라’는 말인데, 이번엔 그러한 소리의 균형적인 부분도 따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만큼 호흡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재민이의 첼로 소리를 더 듣고 싶어 피아노 소리를 줄이는 경우도 많았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한 박재홍은 이내 진짜 이유를 털어놨다. “사실 피아니스트 언드라시 시프 선생님께서 ‘실내악에서 언어로 무언가를 약속하게 되면 결국 연주할 때 그 말만 떠올리게 되고, 그럼 음악의 흐름이 끊기게 된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 때문에 연습할 때부터 최대한 말을 아끼면서 서로의 음악에만 온전히 집중하려 했죠. 앞으로도 음악밖에 존재하지 않는 가장 조용한 연습을 이어가지 않을까 싶어요.”(박재홍)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