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고금리 예·적금 재유치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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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 5~7% 수신 잔액 100조지난해 하반기 연 5~7%대 고금리로 확보한 대규모 예·적금 상품 만기가 다음달부터 돌아온다. 이들 자금을 재유치하기 위한 금융권의 출혈 경쟁이 다시 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음달부터 본격 만기 돌아와
이는 작년 하반기 은행권을 중심으로 금리 인상이 본격화한 상황에서 레고랜드발(發) 유동성 위기가 겹쳐 자금 경쟁에 불이 붙자 금융권 예·적금 금리가 치솟은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당시 은행들은 채권시장이 얼어붙으며 자금 조달 창구가 막히자 예금금리를 연 5%대까지 높여 시중 자금을 끌어왔다. 2금융권도 은행권으로의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금리가 연 7%대에 이르는 특판 상품을 연달아 출시했다.
금융권에선 예·적금 만기가 통상 1년 단위로 돌아오는 만큼 대규모 자금 재유치를 놓고 다시 수신금리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시중은행에선 이미 최고 연 4%대 금리를 주는 예금이 나오는 등 경쟁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최고 연 4%대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 상품은 전북은행의 ‘JB 123 정기예금’(연 4.15%), 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예금’(연 4.1%), 대구은행 ‘DGB 정기예금’(연 4.05%) 등이다.
2금융권도 고금리 특판을 내놓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지난달 초부터 연 5%대 금리를 적용하는 특판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충청권의 한 금고에서는 18일까지 연 8%대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적금을 판매한다.
금융당국도 대규모 자금 만기를 앞두고 예·적금 금리 모니터링 등 시장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저축은행 등 상호금융권 관계자들을 불러 다음달 중순까지 자금 재유치 상황과 금리 수준을 매일 보고하라는 지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