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라퍼' 등 411개 코너 선보여…박나래·양세형 등 194명 출연
"지워지고 있던 코미디언이란 이름을 다시 쓰게 해준 방명록"
공개 코미디 명맥 이어온 '코미디빅리그' 어느덧 10년
코미디언들의 꿈의 무대로 불리는 tvN '코미디빅리그'가 10주년을 맞았다.

이국주, 문세윤, 양세찬 등 '코미디빅리그' 무대를 꾸며온 출연진은 28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공개 코미디의 명맥을 이어온 프로그램의 의미를 되짚었다.

'코미디빅리그'는 2011년 9월 17일 첫 방송 이후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 하나둘씩 폐지되는 분위기 속에서도 쉼 없이 달려오며 코미디언들이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해왔다.

박성재 책임 프로듀서(CP)는 "프로그램을 이어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연기자들이 재밌게 코미디를 만들고, 회사(tvN)에서 코미디에 대한 지원을 끊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10년 동안 저희 연기자들이 각종 연예대상에서 수상을 한 횟수가 아주 많이 늘었고, 대형 프로그램에 주역으로 활약하게 된 것도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매주 일요일 저녁 '출연자들이 구성한 코너로 방송되는 '코미디빅리그'는 지금까지 최장수 코너 '오지라퍼'를 비롯해 '리얼극장 선택', '러브 is 뭔들', '썸앤쌈' 등 411개 코너를 선보였다.

인기 캐릭터와 유행어를 탄생시킨 코너들은 코미디언들의 인지도 상승은 물론 신인 발굴 역할도 해왔다.

지금까지 무대에 선 코미디언은 194명에 달한다.

'내게 너무 벅찬 그녀'에서 4차원 폭주족 역할을 보여준 안영미, '중고앤나라'를 통해 마동석, 차승원 등 선굵은 남자 배우들의 분장도 찰떡같이 소화한 박나래, '수상한 가정부'를 통해 터프가이 김보성의 캐릭터를 흉내 낸 이국주 등은 시청자들에게 폭소를 안기며 큰 사랑을 받았다.

공개 코미디 명맥 이어온 '코미디빅리그' 어느덧 10년
10년간 바뀐 부분도 있다.

첫 회부터 프로그램에 함께해온 이상준과 이국주는 초창기에는 경쟁에 방점이 찍혀있었다면 지금은 코미디언들이 무대를 즐길 수 있는 자리로 발전했다고 전했다.

이상준은 "초창기에는 순위가 되게 중요했고, (무대가 끝나고) 주차장에서 싸우거나 눈물 흘리는 분들도 있었다"며 "이제는 좀 달라져서 '코미디빅리그'라는 프로그램 자체가 한 팀이 된 것 같이 서로의 코너를 도와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국주 역시 "처음에는 꼴찌를 뽑는 시스템이어서 힘든 부분도 있었는데, 그런 걸 거치면서 단단해지기도 했다"며 "지금은 잘한 사람을 칭찬하며 무대를 즐기는 분위기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도 있었다.

지금까지 76만명에 달하는 방청객들이 '코미디빅리그' 무대를 함께하며 출연진과 소통했는데, 지난 1년 8개월간은 방청이 중단됐다.

박 CP는 "코로나를 겪으면서 관객이 있을 때와 없을 때 코미디의 퀄리티에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연기자들도 조금 힘들었을 텐데 앞으로는 관객들과 계속 호흡하면서 새로운 코너를 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전했다.

방청객과의 소통은 공개 코미디의 묘미 중 하나다.

방청객 투표에 따라 실시간으로 스토리가 바뀌며 즉석 애드리브로 극을 이어가는 '리얼극장 선택'을 비롯해 '직업의 정석', '현장 오디션' 등은 방청객과 코미디언이 함께 무대를 꾸미는 코너로 사랑받았다.

공개 코미디 명맥 이어온 '코미디빅리그' 어느덧 10년
'코미디빅리그'는 코미디언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자 위축된 코미디 시장에서 관객들을 만날 소중한 기회라고 출연진은 입을 모았다.

이진호는 "저에게 '코미디빅리그'는 명문고등학교 같은 느낌"이라며 "처음 입학했을 때는 신생 학교였는데 지금은 많은 사람을 배출하고, 좋은 곳으로 인도하는 프로그램이 된 것 같다"고 했다.

박영진은 "지워지고 있던 코미디언이라는 이름을 다시 쓸 수 있게 해준 방명록 같다"고 프로그램에 의미를 뒀고, 문세윤은 "저평가된 우량주 후배를 찾아야 하는 곳", 홍윤화는 "별들의 잔치"라고 덧붙였다.

박 CP는 새해 프로그램의 지향점을 묻자 "일단 재미 외의 것들에 대해서는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며 "시청자들이 최대한 불편하지 않을 수 있도록 잘 가공해서 계속 프로그램을 유지해나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