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위아 '1兆 잭팟'…中 창펑차에 엔진 공급

국내 車 부품사 최초로 해외 완성차업체에 납품
4륜구동 부품 등 패키지 계약
신문영 현대위아 산둥법인장(오른쪽)과 덩쥐파 창펑자동차 구매담당 부사장. /현대위아 제공
현대위아가 중국에서 1조원 규모의 엔진 납품 계약을 따냈다. 한국 자동차 부품회사가 해외 완성차업체에 엔진을 납품하는 건 처음이다.

현대위아는 지난 22일 중국 후난성에 있는 완성차업체 창펑(長豊)자동차와 엔진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25일 발표했다. 계약 규모는 8400억원이다. 구체적인 조건을 논의하고 있는 추가 부품(4륜구동 관련 부품, 배기가스 후처리 부품 등)을 더하면 총 수주 규모는 1조2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신문영 현대위아 산둥법인장(상무)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특성상 큰 출력과 4륜구동을 원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점을 사전에 파악하고 터보차저와 4륜구동 부품을 패키지로 공급하는 방안을 제안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창펑자동차는 1950년에 세워진 중국 자동차 제조사다. 연간 13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현대위아 산둥법인은 내년 8월부터 2.0 가솔린 터보 엔진을 창펑자동차에 공급한다. 공급 물량은 1년에 6만 대다. 이 엔진은 창펑자동차의 대형 SUV에 탑재될 예정이다. 현대위아 산둥법인은 2006년 설립돼 엔진과 자동차 부품 소재 등을 생산하고 있다.현대위아는 이번 계약을 발판으로 글로벌 수주를 확대할 계획이다. ‘자동차의 심장’으로 불리는 엔진을 해외 완성차업체에 공급한 실적은 다른 부품 계약을 따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이 회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들은 기술력이 확인되지 않은 부품사에는 엔진을 발주하지 않는다”며 “이번 계약을 통해 현대위아의 기술력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현대위아가 창펑자동차에 납품하는 엔진은 중국의 배기가스 규제(차이나6)와 연비 규제를 모두 충족한다. 함께 납품하는 터보차저(엔진에 압축공기를 불어넣어 출력을 높이는 장치)도 창펑자동차로부터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 자동차업계의 다운사이징(엔진 배기량을 줄이면서 출력은 유지하는 기술) 열풍과 맞아떨어졌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터보차저는 다운사이징의 핵심 부품이다. 중국 현지 업체가 생산한 자동차의 터보차저 장착률은 2017년 50%에서 2021년 75%로 높아질 전망이다. 김경배 현대위아 사장은 “글로벌 무대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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