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주식형-채권형 번갈아가며 자금 몰리지만저평가된 주식을 사야 할까,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옮겨야 할까. 미국의 금리 인상과 미·중 통상전쟁의 여파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아직 ‘주식 강세론’이 우세하지만 “채권으로 돈을 옮겨야 할 시기”라는 목소리도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올들어 불확실성 커지자 양쪽 모두 돈 들어와
◆갈피 못 잡는 시중 자금
저금리가 만들어준 풍부한 유동성 덕분에 여전히 돈이 들어오고 있지만 ‘주식이냐 채권’이냐를 놓고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주식형과 채권형 펀드는 기대수익률과 변동성 측면에서 상호 보완적 성격의 상품으로 동시에 자금이 들어오거나 빠져나가는 일이 드물다. 시소가 오르내리는 것처럼 주식형과 채권형 펀드에 번갈아가면서 자금이 몰린다는 ‘시소 공식’이란 용어가 생긴 배경이기도 하다.
올 들어 이 공식이 유명무실해진 것은 미국 금리 인상, 글로벌 통상전쟁 등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다. 정현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16년 하반기부터 올해 2월까지 안정적인 시장 국면에서 리스크에 대한 큰 부담 없이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며 “하지만 올 들어 기대수익을 낮추고 안전자산 비중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美 장·단기 금리 차가 관건”
하지만 “선제적으로 채권형 펀드로 눈을 돌려야 할 때”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근거는 미국 장·단기 국채 금리 간 격차다. 경기 회복기에는 단기 금리가 오르고 다음에는 장기 금리가 올라 일정 금리 차가 유지되는 것이 정상적이지만 최근 이 격차는 갈수록 줄고 있다.
지난 25일 미국 10년물 국채와 2년물 수익률 간 격차는 34.6bp(1bp=0.01%포인트)로 2007년 이후 1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펀드들이 위험자산인 신흥국 자산에서 돈을 빼 안전자산인 미국 10년물로 대거 옮긴 영향이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금융위기 전조 현상으로 여겨진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0년 가까이 이어진 장기 호황에서 글로벌 연기금과 기관투자가는 막대한 이익을 거뒀다”며 “수익률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투자처를 찾기보다 점점 안정적인 채권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KB증권은 한국과 신흥 주식시장의 투자매력도(1~7)를 5에서 4로 낮추고 선진국과 한국 국채의 투자매력도는 3에서 4로 올렸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