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명품 브랜드 겐조
겐조 듀오 디자이너 인터뷰
"겐조다운 게 뭘까 늘 생각… 반드시 우리만의 감성 담고 싶어
한국의 빠르고 감각적인 문화에 놀라… 많은 영감 받고 있다"
2011년 ‘겐조(KENZO)’가 움베르토 레온, 캐럴 림 두 명의 디자이너를 크리에이티브디렉터(CD)로 영입하자 패션매거진 보그는 이렇게 평가했다. 그해 가을 첫선을 보인 ‘듀오 디자이너’의 제품은 불티나게 팔렸고 ‘컬러의 향연’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듀오 디자이너는 최근 서울 청담동에 문을 연 겐조 플래그십스토어에 방문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들은 “아시아인이 공감할 수 있는 문화, 색감 등이 겐조에 담겨 있기 때문에 아시아 국가에서 인기를 끄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겐조틱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혁신적이고 재미있는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두 디자이너와의 일문일답.
▶한국에 여러 번 왔다고 들었다.
레온 “10년 전 가족여행으로 왔다. 한국인은 패션에 아주 관심이 많고 독창적이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다 자기만의 캐릭터를 갖고 있다는 면에서 감각적이라고 생각한다.”
▶남성복, 여성복, 메멘토 컬렉션까지 수많은 디자인을 매년 내놓고 있다.
림 “둘 다 디자이너 일을 너무 좋아한다. 계획적으로 일하는 게 몸에 배어 있다. 서로 시너지를 내기 때문에 패션쇼 준비, 광고 촬영 등 모든 일이 즐겁다.”
▶패션업계에도 디지털 바람이 불고 있다.
레온 “7년 전 겐조에 합류하면서 제일 먼저 한 일이 전자상거래를 구축한 것이다. 향수를 처음 만들었을 때 온라인에 캠페인 광고를 올렸는데 한 시간 만에 200만 명이 봤다. 파급력이 어마어마하다. 앞으로 패션사업이 살아남으려면 반드시 문화를 담아야 하는데 그걸 전달하는 효과적 수단이 온라인이다.”
▶일본인이 파리에서 시작한 브랜드라는 게 독특하다.
림 “우린 늘 겐조틱한 게 뭘까를 생각한다. 다양한 문화를 생동감 있게 조화시킨 것이 브랜드다. 부모님이 아시아계 미국인이기 때문에 어릴 적부터 다양한 문화를 경험한 것이 디자인할 때 도움이 된다.”
▶지난해부터 남성복과 여성복을 함께 선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명품 브랜드는 남녀 따로 패션쇼를 연다)
레온 “현실적 이유에서였다. 천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원단을 함께 구입해 같이 제작했다. 또 패션은 제때 입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남녀가 같이 옷을 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시도를 한 브랜드는 지금까지 없었다.”
▶서울 플래그십스토어 외관이 독특하다.
림 “서울은 아주 중요한 곳이다. 독특한 매장, 겐조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매장이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우리 친구인 건축가 라파엘 데 카르데나스가 겐조만의 색깔을 담아 멋지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최근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겐조진 모델로 기용했다.
레온 “1986년에 첫선을 보인 겐조진을 가장 잘 재해석할 수 있는 모델이다. ‘청청패션’을 아주 멋지게 소화했다.”
▶올 패션쇼에 아시아계 모델만 기용한 것이 화제였다.
레온 “다카타 겐조의 초창기 작업을 재해석하면서 아시아의 문화를 녹여내는 데 주력했다. 그래서 무대에도 아시아인 모델만 세웠는데 이걸 알아볼 줄은 몰랐다. 아시아의 문화, 우리만의 감성을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
▶7년 동안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인가.
림 “아직 최고의 성과는 못 이뤘다. 앞으로 이룰 일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향수를 처음 선보였는데 반응이 좋았고 아직도 머릿속에 50개가 넘는 아이디어가 있다.”
▶럭셔리 브랜드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레온 “우리는 겐조를 럭셔리 브랜드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누구에게든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멋진 패션 브랜드다. 겐조의 매력은 옷을 입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점이다.”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나.
레온 “우린 아시아, 특히 한국과 중국 문화에 관심이 많다. 여행을 다니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영감을 받는다. 매 순간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많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일은.
림 “2년 뒤면 겐조 50주년인데 이를 위해 아주 특별한 행사를 기획 중이다. 스페셜 컬렉션 등도 기대해달라.”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