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호조로삼성전자가 지난해 스마트폰의 부진에도 중국 사업 매출 규모를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제품 비중이 줄어들며 갈수록 부품사업 중심 기업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中 매출 지난해 38兆 돌파
부품 의존도 높아지면서
TV·가전 유통망 약화 우려
스마트폰 판매 저조에도 중국 사업 규모가 커진 것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전자부품 사업이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삼성전자와 애플의 시장을 잠식해 덩치를 키우며 더 많은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와 삼성디스플레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구입했다. 지난해부터는 알리바바와 바이두 등 정보기술(IT) 업체가 데이터센터를 대거 증설하며 서버용 반도체 수요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지 대리점을 통해 판매하던 서버용 반도체를 지난해부터 직접 공급하는 등 현지 영업 및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부품기업화는 한국 시간으로 지난 2월2일 새벽에 나온 애플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가 주가에 미친 영향에서도 드러난다. 애플은 사상 최대 실적을 내놨지만 야심작인 아이폰Ⅹ(텐) 판매가 기대에 못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후 열린 한국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4.26% 급락한 것을 포함해 이후 6거래일간 10.27% 하락했다. 애플의 판매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보다는 아이폰Ⅹ에 들어가는 OLED 수요가 줄어드는 데 따른 시장 우려가 더 컸기 때문이다.
지난해 회사 전체 매출의 25.2%를 차지한 반도체는 영업이익의 65.6%를 점유했다. 스마트폰 사업 등을 하는 IM부문은 매출의 40.2%를 차지하고도 영업이익 비중은 22.0%에 불과했다. CE(소비자가전)부문은 매출의 18.3%를 차지하면서 영업이익의 3.1%를 담당하는 데 그쳤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판매망을 통해 독자 유통망을 구축하기 힘든 TV와 생활가전도 상대적으로 쉽게 중국 소비자에게 공급해 왔다”며 “스마트폰 판매 감소가 판매망 붕괴로 이어지면 CE부문의 중국 실적이 함께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