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창간 53주년 - 일본 경제 달리는데 한국은…
(3) 산업 혁신 속도내는 일본…'거미줄 규제망'에 걸린 한국
서울대 자율주행차 개발 주역 서승우 교수의 쓴소리
독일·일본은 자율주행 셔틀 상용화
R&D전략, 서비스까지 포함해야
그는 “자동차 부품 개발은 완성차업체가 부품업체에 원하는 사양의 제품을 발주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라며 “수십억원 예산을 들여 부품을 아무리 잘 개발해도 사주는 업체가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개발한 자율주행차 ‘스누버’는 지난해 국토교통부로부터 일반도로 임시운행 면허를 받았다. 지난 4월 서울 여의도에서 자율주행 0~5단계 중 무인차(5단계) 바로 아래인 4단계 시험운행에 성공했다. 4단계는 운전자가 타긴 하지만 돌발상황에서도 차량이 스스로 판단해 대처할 수 있는 수준이다.
서 교수는 “미국 실리콘밸리에는 36개 업체·기관의 자율주행차가 시험주행을 하고 있다”며 “그 차들이 부품이 필요해서 실리콘밸리에 간 것도 아니고 현재 운행하는 자율주행차에 장착한 부품이 완성 단계인 것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에 자율주행차가 몰리는 건 현지 벤처기업들과 협업해 운영체계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의 R&D 예산을 완성차부터 부품회사, SW 개발 기업까지 아우르는 완성된 프로젝트에 배정해야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또 자율주행차와 관련한 R&D 전략은 자율주행차를 활용해 ‘어떤 서비스산업을 발전시킬 것인가’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독일이나 일본 등에선 이미 부분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셔틀 서비스가 상용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은 한참 늦었다”고 우려했다.
서 교수는 “국토부가 지난해 3월 일반도로에서 자율주행을 허가한 것은 자율주행차 개발을 막아온 큰 걸림돌을 해소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러나 최근 민간 기업이 시범운행으로 수집한 자율주행 데이터를 정부에 제출하도록 하고 일정 기준에 미달하면 면허를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등 규제가 다시 강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