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팀 리포트] 박우현 수서경찰서장 "복지 치안으로 '강남의 두 얼굴' 모두 살필 것"

경찰서장을 만나다

강남 하면 부촌 떠올리지만 임대아파트 소외계층도 많아
“서울 강남에는 우리가 모르는 ‘두 얼굴’이 있다.”

박우현 수서경찰서장(47·사진)은 “흔히 강남이라고 하면 타워팰리스로 상징되는 부촌이나 화려한 도심을 떠올리지만 사실 이곳에는 임대아파트·구룡마을 등 소외 계층 밀집 지역도 공존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런 만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복지 치안’ 서비스가 중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강남구를 가로지르는 테헤란로를 기준으로 압구정·청담 등 북쪽은 강남경찰서, 대치·도곡·일원·수서 등 남쪽은 수서경찰서가 관할한다.

강남구 내 기초생활수급자 6919가구 중 85%(5915가구), 장애인 1만1532명 중 81%(9393명)가 수서경찰서 관할 지역에 살고 있다. 수서동 7333가구 중 절반이 넘는 4073가구가 임대아파트 주민이다.

박 서장은 지난해 12월 취임 후 수서서가 기존에 주력해온 경제범죄, 성범죄 단속뿐 아니라 복지 등 새로운 치안 수요를 발굴하려 노력하고 있다. 박 서장은 한 달에 한 번씩 관내 봉사활동 단체 ‘청수회’ 등과 함께 기초생활수급자 노인에게 도시락을 배달하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박 서장은 “도시락만 드리고 돌아오는 게 아니라 범죄 예방, 복지서비스 안내 활동도 함께 하고 있다”며 “노인 학대 징후 등을 탐지해 담당 부서에 전달하거나 구청 직원과 함께 지원 가능한 복지 혜택을 안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박 서장은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을 기조로 경찰서와 지구대·파출소 간 협업 시스템도 강화하고 있다. 24시간 관내 지구대·파출소의 호출에 바로 대응할 수 있는 현장지원팀을 신설했으며 밴드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매일 아침 당일 비상연락망을 공유한다. 박 서장은 “현장지원팀을 가동한 뒤 신속한 대응이 중요한 보이스피싱 범죄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전년 동기 대비 보이스피싱 현장 검거율이 30%포인트 높아졌다”고 밝혔다.

박 서장은 현장에 나가기를 주저하지 않는 ‘현장형 서장’을 표방한다. 2014년 전남 무안경찰서장으로 재직할 당시 직접 자전거를 타고 들녘마다 돌아다니며 현장의 중요성을 절감했다고 한다. 박 서장은 “‘찾아가는 복지 치안 서비스’를 위해 노력할 방침”이라는 구상을 전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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