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바로알자] (중) 초고속 정보시대 진입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Google 검색에서 한국경제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요즘 중국에선 전화번호부가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다. 워낙 전화번호가 많이 바뀌어 하루가 지나면 IDD지역번호 하나가 생겨난다. 중국체신의 변화속도는 곧 중국의 정보사회에로의 이행속도를 의미한다. 그속도가 너무 빨라 우리업체들이 뒤쫓아가지 못할 정도다. 한국 L회사의 통신담당이사는 "한국회사가 아무리 통신분야의 참여를 희망해도 선행작업없는 진출은 불가하다"는 결론을 내린다. 입찰정보도 파악되지 않고있다. 지난4월 대련및 청도의 1억달러 행정전산망 프로젝트는 입찰정보를 놓쳐 참가조차하지 못했다. 고스란히 일본기업들에 넘겨줬을 뿐이다. 정보부재만이 문제가 아니다. 로비전에서도 밀리고 있다. 미AT&T,영국GDP,스웨덴 에릭슨,일본후지쓰,캐나다 노던텔리컴사등 이미 중국에 진출해있는 기업들의 텃세에 눌리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 기업들의 명함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고있다. 서방언론에 "산업로비스트를 겸한 외교관"이란 말을 들을 정도인 황병태주중대사가 어렵게 TDX시장을 뚫어놨지만 여기서도 서방경쟁사들의 반격이 만만치않다. 스웨덴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에릭슨은 "한국업체들은 자금력이 부족하다"며 "중국의 광대한 통신망건설계획에 참여할 자격이 부적합하다"고중국정부를 설득중이란 말도 들린다. 서방기업들이 정부차원의 로비를 등에 업고 중국시장진출을 가속화하는데는 중국땅이 넓어 통신장비판매가 끝이 없으리라는 판단에 기초한다. 중국통신분야의 발전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팔 물건도 많다. 지난 10월22일 중국은 전국규모의 디지털 데이터 네트워크를 가동했다. 이는 중국이 이제 얼마뒤 초고속정보시대로 진입함을 의미한다. 차이나 DNN으로 불리는 이 네트워크는 강력한 광섬유,디지틀마이크로웨이브및 위성통신시스템을 기초로 21개 대도시와 성도를 연결한다. 중국은 이미 5만3천 의 광케이블 라인,4만6천 가 넘는 디지털 마이크로웨이브 라인및 다수의 위성통신지국을 건설해 놓고있다. 우리나라전체를 거미줄처럼 얽어놓아도 이런 규모는 나올수 없다. 스웨덴 에릭슨사가 내년도 중국내 매출액수준을 10억달러로 잡고 있으나 이는 에릭슨사전체 매출액의 6% 수준밖에 안된다. 이를 뒤집어 해석하면 중국 통신시장이 하도 넓어 경쟁이 치열할지라도 자기에게 돌아갈 몫은 얼마든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전부(우리나라의 체신부에 해당)산하통신국은 차이나 DNN으로 불리는 네트워크를 통해 7백76개 고속포트와 2천5백80개에 이르는 준고속포트를 제공하고 있다. 증권 금융업계 대기업들이 이미 이 포트의 혜택을 입고 있다. 그중엔 건설은행 중국농업은행 국가외환행정국 국가세무국등이 포함된다. 내년도엔 2단계 건설이 시작되며 건설이 완료될 경우 3백개의 도시가 추가로 고속정보의 대열에 편입된다. 내년도 2단계건설 프로젝트에 각국 회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이나 아직 한국기업의 몫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중국을 한나라로 봐서는 안된다. 중앙정부 프로젝트에 참여치 못했다 하더라도 지방정부 프로젝트가 얼마든지 있다는 뜻이다. 통신분야는 특히 그러하다. 지방정부의 정책결정이 중앙정부의 바람을 탈수 밖에 없는 것이 체신분야의 특징이기 때문이다. 지방 우전당국들도 자체적인 네트워크인 DDA의 구축에 나서고 있다. 광동성 상해 북경 산동성 하남성을 포함한 14개성및 대도시와 하얼빈 해구 서안 심천을 포함한 17개도시에 DDA네트워크가 개설되고 있다. 초고속 정보시대로 접어든 중국.중국통신시장을 놓고 각국 경쟁이 치열하다해도 "노다지 시장"인 것만은 분명하다. 중국이 협력하고자하는 분야가 많은 이상 우리몫은 있는 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