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럭셔리∙컬쳐 칼럼니스트
- 프랑스 그랑제꼴 럭셔리 매니지먼트&마케팅 석사
- 前) 루이 비통, 리치몬트 등 글로벌 럭셔리 기업 근무
- 파리에 거주하며 월간 수십만 명이 보는 프렌치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SNS 계정을 운영합니다.
요즘 명품 쇼핑은 부티크의 문 앞도, 검색창도 아닌 채팅창에서 시작된다. 매장에 들어서기 전에 이미 AI에게 물어본 뒤다. 이 제품의 히스토리는 무엇인지, 리뷰는 어떤지, 내 옷장과는 어울리는지.명품을 사기 전 AI를 먼저 찾는 소비자가 부쩍 늘었다. 중국 명품 구매자의 64%, 미국 구매자의 54%가 최근 구매 과정에서 AI를 사용했다. 에르메스, 샤넬, 까르띠에, 루이 비통 등이 참여하는 프랑스 럭셔리 메종 협회 코미테 콜베르가 베인앤컴퍼니와 함께 발표한 '럭셔리와 테크놀로지' 보고서에 담긴 올해 4월 조사 결과다. 눈여겨볼 대목은 '누가 쓰느냐'다. 명품 지출 최상위 그룹의 AI 사용률은 82%로, 중간 그룹(51%)과 지출이 적은 그룹(28%)을 크게 앞섰다. 명품을 가장 많이 사는 사람들이 AI를 가장 많이 쓴다. 온라인만의 이야기도 아니어서, 매장 구매자의 47%도 부티크에 가기 전 AI를 거쳤다. VVIP들은 AI에게 무엇을 묻나가장 흔한 용도는 구매 전 리서치다. 사용자의 64%가 제품과 브랜드를 물었다. 신제품의 소재와 무브먼트, 브랜드의 역사까지, 예전이라면 판매원에게 묻거나 잡지를 뒤졌을 질문들이다. 60%는 스타일링 조언을 구했다. 흩어진 리뷰를 요약해 달라거나 국가별 가격을 비교해 달라는 요청, 갖고 있는 옷에 맞춰 룩을 완성해 달라는 주문이 그 뒤를 잇는다.이들이 꼽은 효용은 세 가지였다. 결정이 빨라졌고(68%), 품질과 핏을 확신하게 됐고(55%), 몰랐던 브랜드를 알게 됐다는 것(52%). 고가의 소비일수록 확신이 필요한데, AI가 그 확신을 매장 밖에서 미리 채워주고 있는 셈이다.프랑스만은 예외다. 최근 명품 구매에서 AI를 썼다는 응답이 27%에 그쳤다. 파리의 소비자들은 여전히 부티크
LVMH 하이 주얼리 메종 레포시(Repossi)는 국내에서는 지드래곤의 '애착 주얼리'로 이름을 알린 브랜드다. 몇 해째 손끝에서 놓지 않는 애착반지, 반복적인 직선 구조에 컬러 래커를 더한 그 링이 레포시의 베르베르 컬렉션이다.최근 레포시의 방돔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40주년 기념 신제품 프레젠테이션이 리츠 파리 호텔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대표 컬렉션 '세르티 수르 비드(Serti sur Vide)'의 신규 크리에이션 13점이 공개됐다. 다이아몬드 중심이었던 라인업에 컬러 스톤을 더해 표현의 폭을 넓혔다.레포시는 1957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문을 열었다. 지금은 파리 방돔광장을 거점으로 하는 LVMH 산하 메종이다. 다른 하이 주얼리 브랜드들이 화려하고 장식적인 세팅을 앞세울 때, 레포시는 최소한의 구조로 스톤을 지지하는 건축적 세팅과 여백의 미학을 선보여왔다.세르티 수르 비드는 보석 감정사가 원석을 손끝에 올려 투명도와 광채를 확인하는 순간에서 착안했다. 70년 넘게 이어온 레포시의 장인정신과 아방가르드한 디자인 철학을 상징하는 컬렉션이다. 스톤을 최소한의 구조로만 지지하는 '에펠 타워(Eiffel Tower)' 세팅이 이 컬렉션의 시그니처다.이번 신제품 13점 중 세르티 수르 비드 컬렉션의 정수를 보여준 건 두 손가락을 잇는 '더블 링(Double Ring)'이었다. 진열대 위에서는 밴드의 구조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데, 손가락에 끼우면 인상이 완전히 달라진다. 밴드는 존재감을 감추고 스톤만 남는다.직접 손가락에 끼워보기 전에는 오롯이 스톤의 아름다움만이 손 위에 존재하는 궁극의 미니멀함을 알기 어렵다. 다이아몬드가 이어지는 형태의 이어커프·이어링, 이 컬렉션에 처
230여 년 전, 프랑스혁명의 거친 물결 속에 왕실 보석이 자취를 감췄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보석 약탈 사건으로 기록된 1792년 9월의 이 사건은 파리 콩코르드광장 옆, 지금의 오텔드라마린에서 벌어졌다. 그로부터 두 세기 넘게 흐른 지금, 왕실 보물창고이던 그 자리에 보석들이 돌아왔다.카타르 왕실의 알 타니 컬렉션과 영국 빅토리아&앨버트박물관(V&A)이 공동 기획한 ‘왕가의 보석들(Dynastic Jewels): 권력, 명성 그리고 열정 (1700~1950)’ 전시 이야기다. 이번 전시는 역사적 보석들이 어떻게 권력의 상징이 됐는지, 신흥 부호들이 보석을 통해 어떤 명성을 얻고자 했는지 그리고 왕실의 사적인 사랑이 어떻게 보석에 박제됐는지를 깊이 있게 조명한다.역사는 또 한번 되풀이됐다. 애초 전시의 핵심이던 외제니 황후의 진주 티아라 등 석 점은 작년 루브르박물관 도난 사건으로 인해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140여 점의 보석이 모인 이번 전시는 영국 왕실 컬렉션, 루브르, 까르띠에·쇼메·멜레리오·반클리프아펠의 헤리티지 컬렉션에서 대여한 작품으로 이뤄졌다. V&A와 알 타니 컬렉션 소장품 대부분은 파리에서 처음 선보인 것이다.인간은 왜 이토록 작고 단단한 광채에 자신의 영혼과 역사를 투영해 왔을까. ‘소장품이 된 보석’은 누군가의 권력이었고, 때론 간절한 사랑의 증표였고, 어쩌면 생존을 위한 마지막 자산이었을지도 모른다. 수백 년의 풍파 속에서 주인은 바뀌고 왕조는 몰락했을지언정, 그 찬연한 빛만은 박제된 채 살아남아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오늘날 우리가 보석을 탐하는 이유는 단순히 그 희소성 때문이 아니다. 유한한 삶을 사는 인간이 무한한 시
파리에서 미식 경험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글로벌 럭셔리업계의 주목을 받는 곳이 있다. 2017년 설립된 크리에이티브 컬리너리 스튜디오 발보스테(Balbosté)다. 푸드 스타일링을 뛰어넘은 ‘미식 경험 디자인’이라는 새 장르를 개척한 이들은 음식에 브랜드 스토리와 메시지를 담아 예술 작품과 같은 형태로 구현한다. 차별화된 몰입감으로 미식 트렌드를 이끄는 발보스테는 샤넬, 루이비통, 디올 등 럭셔리 브랜드의 VIP 다이닝 경험을 설계하고 미식 관련 글로벌 가이드라인을 컨설팅한다. 디즈니, HBO 등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과도 협업했다.발보스테는 인하우스 시스템을 고수한다. 셰프와 디자이너, 프로젝트 매니저가 한 공간에 상주한다. 그 중심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샬럿 싯봉 대표와 주방을 총괄하는 한국인 여성준 셰프가 있다.이들은 전통적 미식의 틀에서 벗어나 요리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형태와 질감을 창조한다. 브랜드 테마에 맞춰 메뉴 개발부터 식기 디자인, 공간 연출까지 맞춤 설계해 일관된 브랜드 이미지를 구현하는 것이 핵심. 발보스테의 혁신 뒤에는 광고업계 출신인 싯봉 대표의 명확한 철학이 있다. 그녀는 음식을 그저 ‘요리’가 아니라 럭셔리 브랜드의 감성적 가치와 스토리를 압축적으로 전달하는 시각 언어로 활용한다. 수많은 럭셔리 하우스가 발보스테를 파트너로 선택하는 핵심 이유다. 싯봉 대표는 “미식 경험은 모든 산업의 메시지를 담는 그릇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영역 확장의 무한한 잠재력을 제시한다.발보스테는 고객이 먹는 행위를 넘어 브랜드의 세계관 속으로 완전히 몰입하도록 유도한다. 시각적 정교함은 기본이며
파크하얏트 파리 방돔의 수석 파티셰는 한국인 김나래 셰프가 맡고 있다. 그는 2023년 11월 레스토랑 가이드북 <고 에 미요(Gault&Millau)>에서 ‘올해의 파티셰 2024’를 수상했다. 미쉐린 가이드와 함께 프랑스 양대 미식 가이드 중 하나인 고 에 미요 제과 부문에서 이 상을 받은 최초의 외국인 여성이자 한국인. 15세에 제과제빵을 처음 접하고 5성급 이상의 최상위 등급인 팔라스 호텔에 합류하기까지, 건강한 재료로 감정을 전달하는 데 집중해 왔다. 지난 연말 겨울 디저트인 ‘뷔슈 드 노엘’과 새해를 맞이하는 ‘갈레트 데 루아’ 등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인 김 셰프를 최근 만났다.매년 새해 1월이 되면 프랑스인들이 필수로 즐기는 유서 깊은 전통 디저트가 갈레트 데 루아다. ‘왕들의 케이크’라는 뜻으로 로마 시대부터 이어진 풍습에서 유래했다. 과거 노예 중 ‘오늘의 왕’을 뽑던 전통이 기독교의 주현절(1월 6일)과 결합하면서 가족이나 친구들이 모여 파이 속에 숨겨진 작은 도자기 인형 ‘페브(feve)’를 찾는 새해 축제로 이어졌다. 갈레트 데 루아는 주로 아몬드 크림이 들어간 파이 형태가 정통이지만, 과일잼이나 초콜릿을 채운 다양한 형태로도 즐겨 먹는다.김 셰프는 아몬드 프랑지판이 들어간 정통 레시피를 기본으로 방돔광장의 정체성을 담아냈다. 파크하얏트가 자리한 방돔광장은 까르띠에, 쇼메, 부쉐론 같은 유서 깊은 주얼리 브랜드가 모인 곳. 김 셰프는 평소 이 장소의 정체성을 보석으로 구현한 디저트로 주목받아 왔다.김 셰프의 디저트가 파리 미식계에서 인정받은 비결은 설탕을 최소화한 ‘건강한 디저트’에 있다. 설탕 대신 과일
지난 6일 프랑스 파리. 전날 내린 눈이 쌓인 차가운 날씨에도 옥동식 매장 앞은 개점 전부터 긴 줄이 늘어섰다. 이례적인 폭설에도 대기 줄이 추위를 뚫고 골목 끝까지 이어졌다.지난해 12월 23일,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두고 문을 연 이곳은 한국인 방문객들의 열기로 이제 막 파리 현지 미식가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저변을 넓히기 시작했다. 대기 줄에서 만난 이탈리아 출신 헤어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카를로토는 “근처를 걷다가 ‘흑백요리사’ 포스터와 식당 안에서 일하는 옥동식 셰프를 발견했다”며 “휴가를 끝내고 밀라노로 돌아가기 전 방송에서 본 돼지곰탕을 직접 경험하고 싶어 미리 와서 줄을 섰다”고 말했다. K콘텐츠의 화제성이 국경을 넘어 오프라인 매장의 실질적인 유입 동력으로 작용하는 생생한 현장. 2017년 서울 합정동 작은 주방에서 시작한 옥동식의 돼지곰탕은 미국 뉴욕 2개 지점을 거쳐 이제 유럽 미식의 중심인 파리에 자리를 잡았다.매장이 자리한 곳은 파리 오페라 인근으로, 전통적으로 한식당과 일식당이 밀집한 지역이다. 세계적인 미쉐린 2스타 셰프 기 사부아의 딸이 레스토랑을 운영했던 장소에 20석 규모 매장을 열었다. 파리 지점도 서울 서교동 본점처럼 메뉴, 공간 구성, 접객 방식까지 모두 단순함과 간결함을 유지한다. 돼지곰탕 한 그릇은 15유로다. 파리지앵이 즐겨 찾는 쌀국수, 라멘 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데일리 메뉴’로 포지셔닝했다. 주류는 맥주와 생강으로 발효한 소주를 잔으로 판매하고, 디저트로는 팥빙수의 구성을 재해석해 달콤한 팥 고명을 얹은 쌀 푸딩을 선보인다. 옥 셰프는 “파리 매장 오픈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Fondation Cartier pour l'art contemporain)이 지난달 25일 파리 중심부 루브르 박물관 맞은편에 재개관했다. 팔레 루아얄 광장 2번지에 자리한 이곳은 1855년 만국박람회 당시 지어진 루브르 호텔 건물로, 내부 공간은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건축가 장 누벨의 손을 거치며 완전히 탈바꿈했다. 1984년 당시 메종 까르띠에 회장이었던 알랭 도미니크 페랭이 설립한 이 문화재단은 럭셔리 브랜드 중 가장 먼저 현대미술에 본격 투자했다. 이후 40년간 예술가들과 협업하며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전시로 독보적 위치를 다졌다. 새 공간에서는 전시, 공연, 토론 등을 아우르며 더 폭넓은 관객층을 만나갈 예정이다. 까르띠에 재단 컬렉션 디렉터이자 이번 전시 큐레이터인 그라치아 콰로니는 본지 인터뷰에서 재개관의 의미와 재단의 미래 비전을 전했다.새 공간의 핵심은 천장 높이를 바꾸는 5개의 가변형 강철 플랫폼이다. 전시마다 공간 구성을 완전히 달리할 수 있는 이 시스템에 대해 콰로니는 "장 누벨이 예술가들의 예측 불가능한 아이디어를 모두 수용하기 위해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조합의 경우의 수는 사실상 무한대에 가까워, 공간 자체가 예술 창작의 일부가 된다. 플랫폼마다 높이가 달라지면서 매번 새로운 공간이 만들어진다. 콰로니는 "10년 후 예술가들이 이 공간으로 무엇을 할지 우리도 모른다. 건축이 예술의 새로운 잠재력을 열 것"이라며 기대를 표했다.내부가 무한히 변한다면, 외부는 도시와 연결된다. 장 누벨은 1층 전면을 파리 거리를 향한 대형 창으로 열어 미술관 안팎의 경계를 지웠다. 반면 나폴레옹 1세 시대의 리볼리 가 아케이드와 외관은 그대로
‘럭셔리의 두 손(Les Deux Mains du Luxe).’ 패션위크에서 아트위크까지 글로벌 문화예술 행사가 끊이지 않은 올 하반기 프랑스 파리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전시의 제목이다. 프랑스 럭셔리 산업의 본질인 장인정신의 가치를 담은 거대한 공방이 10월 초 대규모 보수 공사를 마친 그랑팔레에 차려졌다. 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 등 프랑스 32개 럭셔리 메종의 장인들이 2500㎡ 공간에 총집결해 각자의 기술을 선보였다. 금속을 세공하고 정교하게 자수를 놓는 장인들의 손길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 이 행사를 기획한 건 코미테콜베르. 1954년 향수 제작자 장 자크 겔랑이 설립한 럭셔리 브랜드 협회다.300년 전략의 부활: 코미테콜베르의 힘코미테콜베르의 명칭은 17세기 루이14세 때 재무장관이던 장 바티스트 콜베르에서 따왔다. 콜베르는 프랑스 럭셔리 산업을 육성해 세계에 알렸고, 중상주의 정책으로 프랑스를 강대국 반열에 올린 인물이다. 회원사는 121곳으로 97개 럭셔리 브랜드와 베르사유궁, 에펠탑 등 문화기관 18곳을 포함한다. 이 협회는 일반적인 업계단체와는 다르다. 정부와 협력해 럭셔리 산업을 국가 전략 차원에서 육성한다. 민간 협회가 공공 문화기관과 함께 산업 보호부터 인재 양성, 문화 외교까지 담당하는 구조. 프랑스 럭셔리 생태계만의 특징이다.프랑스 럭셔리가 최고로 인정받는 것은 가격 때문이 아니다. 그 안에 녹아 있는 라이프스타일 ‘아흐 드 비브르(Art de Vivre)’가 큰 역할을 한다. 품격 있는 미적 감각으로 일상을 채우는 프랑스인의 삶. 삶을 우아하게 누리는 럭셔리의 핵심을 실제로 구현하는 것이 장인들의 뛰어난 손길이다.그러나 위기가 닥쳤다. 코미테콜베르 조사 결
미쉐린 스타 17개를 보유한 프랑스의 야니크 알레노 셰프(57). 3년 전, 요리사였던 아들 앙투안 알레노가 퇴근길에 음주 운전 뺑소니 범죄로 세상을 떠나며 그의 삶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알레노 셰프는 아들의 이름을 딴 협회를 설립해 교통사고로 자녀를 잃은 가족을 지원하며 제도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지난달 13일 앙투안알레노협회는 설치사진작가 JR과 함께 에펠탑 아래에서 공공 예술 프로젝트 ‘얼라이브’를 진행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152개국, 50만 명 이상이 참여한 JR의 글로벌 프로젝트 ‘인사이드 아웃’의 일환이다. TED상을 받은 이 프로젝트는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예술로 드러내자”는 취지를 내걸었다.이번 파리 행사는 교통사고로 사랑하는 이를 잃은 유가족들을 다뤄 주목받았다. 작품이 설치된 장소는 에펠탑 아래 이에나 다리. 앙투안의 사고 현장과 인접한 이 다리 178m 구간에 교통사고 희생자의 가족과 지인 1330명의 대형 사진이 깔렸다. 다리 전체가 하루 동안 추모의 장으로 변했다. 유가족은 행사에 참석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다리를 지나는 시민과 관광객에게 사진의 의미와 프로젝트의 취지를 알렸다. “우리 다 함께, 보이지 않는 이들을 보이게 하자(Ensemble, rendons visibles les invisibles)”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사랑하는 이들을 잃고 마주하는 사회적 무관심의 고통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직면해야 할 과제임을 드러냈다. 알레노 셰프 역시 같은 상실을 겪은 부모로서 현장에서 유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며 자리를 지켰다. 처음 만난 유가족들은 “당신은 누구세요”라고 묻고, 잃어버린 자녀의 이름과 자신이 겪은
미쉐린 17스타를 보유한 프랑스의 야닉 알레노 셰프. 3년 전, 요리사였던 아들 앙투안 알레노가 퇴근길에 음주 운전 뺑소니 범죄로 세상을 떠나면서 그의 삶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알레노는 아들의 이름을 딴 협회를 설립해 교통사고로 자녀를 잃은 가족들을 지원하며, 제도적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지난 9월 13일, 앙투안 알레노 협회(Association Antoine Alléno)는 설치 사진작가 JR과 함께 에펠탑 아래에서 공공 예술 프로젝트 ‘얼라이브(Alive)’를 진행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전 세계 152개국, 50만 명 이상이 참여한 JR의 글로벌 프로젝트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의 일환이다. TED상을 수상한 이 프로젝트는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예술로 드러내자’는 취지를 갖고 있으며, 이번 파리 행사는 교통사고로 사랑하는 이를 잃은 유가족을 다뤘다는 점에서 주목됐다.작품이 설치된 장소는 에펠탑 아래 이에나 다리였다. 앙투안의 사고 현장과 인접한 이 다리 178미터 구간에 교통사고 희생자들의 가족과 지인 1330명의 대형 사진이 깔리며, 다리 전체가 하루 동안 추모의 장으로 변했다.유가족들은 행사에 참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리를 지나는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사진의 의미와 프로젝트의 취지를 알렸다. “함께, 보이지 않는 이들을 보이게 하자(Ensemble, rendons visibles les invisibles)”라는 메시지는 사랑하는 이들을 잃고 마주하는 사회적 무관심의 고통이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직면해야 할 과제임을 드러냈다. 알레노 셰프 역시 같은 상실을 겪은 부모로서 현장에서 유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자리를 지켰다. 처음 만난 유가족들은 “당신은 누구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먹을지’가 점점 더 중요해지는 시대. 이 흐름의 중심에 선 팀이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해 전 세계를 무대로 매번 새로운 ‘몰입형 팝업 다이닝’을 선보이는 크리에이티브 컬리너리 그룹 ‘위아오나(We Are Ona)’다. 프랑스를 기반으로 전 세계 아트페어와 럭셔리 브랜드 등과 협업해 식사를 하나의 경험이자 장면으로 연출한다.올해 위아오나는 패션쇼 연출과 공간 디자인의 거장 알렉상드르 드베타크(57)와의 3부작 협업으로 화제를 모았다. 파리, 홍콩을 거쳐 지난 5월 미국 뉴욕에서 막을 내렸다. 파리의 리노베이션 현장에서는 과거와 현재의 교차점을, 홍콩의 랜드마크 빌딩에서는 동서양 문화와 현대성이 만나는 지점을 담았다. 뉴욕에서는 오피스 공간을 재해석해 30m에 달하는 사무실 조명으로 월가만의 분위기를 새롭게 연출했다. 루카 프론자토 위아오나 설립자(33)와 아트 디렉터 드베타크를 3부작 협업이 끝난 뒤 만나 각각 이야기를 나눴다. "뉴욕·파리·홍콩, 다른 재료·감성…초현대적인 韓과 협업하고 싶다" 아트 디렉터 - 알렉상드르 드베타크▷파리에서 위아오나와 함께한 첫 팝업을 방문했을 때, 귀족 저택 같은 공간에 공사 현장을 연상케 하는 연출이 인상적이었다. 연출의 계기와 의도가 궁금하다.“무언가 창조하고 디자인하는 일을 즐긴다. 위아오나와의 협업도 창작의 연장선이었다. 당시 파리의 공간을 처음 봤을 때 리노베이션이 한창이었는데, 보자마자 ‘공사를 멈춰달라’고 했다. 새로 덧칠하기보다는 그 아래 숨겨진 시간과 역사를 드러내고 싶었다. 공간의 본질을 복원하고, 그 위에 내
요즘 미식은 단지 먹는 일로 끝나지 않는다.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먹을지’가 점점 더 중요해지는 시대. 이 흐름의 중심에 선 팀이 있다. 파리에서 시작해 전 세계를 무대로 매번 새로운 ‘몰입형 팝업 다이닝’을 선보이는 크리에이티브 컬리너리 그룹 ‘위아오나(We Are Ona)’다. 프랑스를 기반으로 전 세계 아트 페어와 럭셔리 브랜드 등과 협업해 식사를 하나의 경험이자 장면으로 연출한다. 아트페어와 패션위크는 물론 샤넬, 생로랑, 자크뮈스 등과의 협업 프로젝트로 미식과 예술이 교차하는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올해 위아오나는 패션쇼 연출과 공간 디자인의 거장 알렉상드르 드 베탁(Alexandre de Betak)과의 3부작 협업으로 화제를 모았다. 파리, 홍콩을 거쳐 지난 5월 뉴욕에서 막을 내렸다. 이들의 협업은 팝업이 열리는 장소 고유의 서사와 맥락을 분석해 디자인 요소로 통합했다. 파리의 리노베이션 현장에서는 과거와 현재의 교차점을, 홍콩의 랜드마크 빌딩에서는 동서양 문화와 현대성이 만나는 지점을 담았다. 뉴욕에서는 오피스 공간을 재해석해 약 30m에 달하는 사무실 조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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