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미역국'에 눈이 번쩍…K셰프, 美食의 한계를 넘다
Cover Story
'발보스테' 이끄는
여성준 총괄셰프
먹는 행위를 넘어
요리에 서사 담아내
한식인 미역국에
파인다이닝 '터치'
물의 형상 보여주며
정화의 이미지 연출
'발보스테' 이끄는
여성준 총괄셰프
먹는 행위를 넘어
요리에 서사 담아내
한식인 미역국에
파인다이닝 '터치'
물의 형상 보여주며
정화의 이미지 연출
발보스테는 인하우스 시스템을 고수한다. 셰프와 디자이너, 프로젝트 매니저가 한 공간에 상주한다. 그 중심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샬럿 싯봉 대표와 주방을 총괄하는 한국인 여성준 셰프가 있다.
지난해 11월 새로운 공간으로 이전한 발보스테의 자체 팝업 ‘첫 만찬(Le Premier Diner)’에선 이들의 철학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장이 펼쳐졌다. 팝업 메뉴 중 발보스테의 통합적 접근 방식을 잘 보여준 건 한국인 듀오 디자이너 스튜디오 노케와 함께 재해석한 미역국이었다. 물과 빛이 만나 투명하게 일렁이는 ‘물의 형상’은 이탈리아 밀라노의 로사나 오를란디 갤러리 소속인 스튜디오 노케의 대표작이다. 발보스테 스튜디오에 설치된 이 작품을 여 셰프는 ‘정화’로 연결했다.
“한국 17세기 고조리서에 나오는 고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고래가 새끼를 낳기 전에 해안가로 올라와 미역을 먹더래요. 미역이 청결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거든요. 투명함과 정화를 상징하죠.”(여 셰프)
정화의 의미를 구현하기 위해 프렌치 테크닉에 칵테일 제조 기법을 결합했다. 할머니가 보내준 한국산 디포리를 베이스로 브르타뉴산 미역 3종을 더해 육수를 우려냈다. 스튜디오 노케는 식사 과정에서 ‘물의 형상’을 경험할 수 있도록 투명한 유리병에 광원을 더해 집기를 만들었다. 서문섭 디자이너는 “평소 사용하는 키링 플래시 라이트를 분해해 집기에 설치했고, 미역국을 따를 때 빛이 투명한 유리와 미역국을 투과해 테이블에 빛이 일렁이는 모습을 경험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발보스테’는 동유럽 유대인 언어인 이디시어로 ‘유능한 안주인’을 뜻한다. 이들은 지금 한국 시장의 역동성과 장인 정신에 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글로벌 비전의 한 축은 여 셰프가 추구하는 ‘진짜 한식’과 맞닿아 있다. “진짜 한식이 뭔지 프랑스 사람들이 제대로 경험할 기회를 만들고 싶어요.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를 통해 한식의 깊이와 정체성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파리=김인애 럭셔리&컬쳐 칼럼니스트·아르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