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까지 백신 개발의 마지막 관문인 임상 3상에 진입할 것으로 꼽히는 국내 기업은 모두 다섯 곳이다. 제넥신과 진원생명과학은 DNA 방식, SK바이오사이언스와 유바이오로직스는 단백질 재조합 방식, 셀리드는 바이러스 벡터 방식 백신 후보물질로 임상 1·2상 단계에 있다. 하지만 화이자와 모더나가 상용화해 글로벌 코로나19 백신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기술로 임상에 진입한 곳은 한 곳도 없다. 아직 mRNA 백신 개발을 위한 정부 지원책도 나오지 못했다.

국내에서 백신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제넥신은 세계 첫 DNA 백신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임상 2·3상 시험 가운데 2상 절차를 마친 미국 이노비오와 ‘최초’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다. DNA 백신은 바이러스 단백질과 비슷한 모양의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DNA를 체내에 주입해 면역 효과를 유도한다. 제넥신은 임상 2a상 시험을 위한 환자 투약을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셀리드도 국내 임상 2a상 투약을 마치고 3상 문턱에 와 있다. 7월이면 중간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7~8월 중 임상 2b상과 3상을 동시에 진행하는 임상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단백질 재조합 방식으로는 기업 두 곳이 임상 1·2상 단계에 있다. 단백질 재조합 방식은 바이러스 단백질 모양을 본뜬 단백질을 체내에 직접 주입하는 방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이 방식 백신 후보물질인 ‘GBP510’으로 임상 1·2a상을, ‘NBP2001’로 임상 1상을 하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도 임상 1·2상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이 밖에 진원생명과학이 DNA 백신 방식으로 임상 1상 2차 투약 중이다.

mRNA 백신으로 임상에 진입한 국내 기업은 아직 없다. 아이진, 삼양홀딩스, 이연제약 등이 mRNA 백신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개발 초기단계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7일 mRNA 백신 전문위원회 회의를 비공개로 열고 뒤늦게 국내 mRNA 기술에 대한 지원 방향을 결정하기로 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국내 기업 17곳이 mRNA 백신 개발을 위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중 4곳이 올해 백신 임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김우섭/이주현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