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골디락스' 고용→연착륙↑, 뜨겁게 달린 뉴욕 증시
① 신규고용은 많았지만
12월 신규고용은 22만3000개 증가했습니다. 지난 11월 25만6000개 증가보다는 적지만 월가 예상 20만 개보다는 많았습니다. 다만 이전 두 달간 수치가 2만8000개가 하향 조정됐기 때문에 예상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아직은 노동시장이 냉각됐다고 볼 수 있는 월 10만 개 이하의 수치와는 거리가 멉니다.
신규고용 이상으로 시장이 주시한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12월 전월보다 0.3% 올라 11월 0.4%, 예상 0.4% 상승에 비해 낮아졌습니다. 연율로도 4.6% 상승으로 11월 4.8%보다 낮습니다. 이는 2021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또 정점이던 지난해 3월의 5.6%에 비해선 1%포인트 떨어졌습니다. 또 주간 평균 노동시간이 두 달 연속 0.1% 감소했습니다. 실제 받아간 임금은 상승 폭보다 더 적다는 얘기입니다.
실업률은 11월 3.6%에서 12월 3.5%까지 떨어졌습니다. 팬데믹 최저 수준입니다. 실업률의 근거인 가계조사에서 12월 취업자가 71만7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기업조사에 기반한 신규고용보다 훨씬 많은 것이죠. 지난 몇 달간 두 조사 간의 차이가 벌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 차이가 좁혀진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두 조사 간의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은 ⑴복수직업 종사자-기업조사에서는 더 많은 일자리로 나타나지만, 가계조사에서는 취업자 1명으로 나타남 ⑵자영업자-기업조사 신규고용에서 나타나진 않지만, 가계조사에서 나타남) 그리고 사실 임금만 올라가지 않는다면(인플레 걱정이 없다면) 취업자가 늘어나는 것은 경제에 좋은 일입니다.
업종별로 보면 수요가 몰리는 레저 및 접객업(+6만7000개)이 12월 신규고용 증가를 이끌었습니다. 의료(+5만5000개)와 건설(+2만8000개)에서도 고용이 많았습니다. 사회 복지에서 고용이 2만 개 증가했는데, 이는 불길한 신호로 풀이됐습니다. 기술기업 해고 영향 탓인지 정보 부문(미디어 및 일부 인터넷 회사 포함)은 5000개 일자리가 감소했고, 광고 업종을 중심으로 한 전문 및 사업 서비스 부문에서도 6000개가 줄었습니다. TS롬바드는 "경제가 불황에 빠지면 먼저 크게 타격을 받는 업종이 전문 및 사업 서비스"라며 "앞으로 몇 달 동안 고용 속도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해야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물론 회의적 평가도 나왔습니다. 프린시펄 자산운용의 시마 샤 전략가는 "낮은 실업률과 약한 임금 증가율은 확실히 증시 강세론자들의 관심을 끌 것이고 경제의 연착륙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을 것"이라면서도 "실업률이 역사적 최저치인 3.5%로 되돌아간 상황에서 임금 상승률이 의미 있게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 얼마나 현실적일까? Fed는 회의적일 것"이라고 반문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게펜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의 힘이 완화되고 있다고 말하는 것과 불균형이 사라지고 있다는 건 별개의 문제다. 이 보고서에는 모두를 위한 내용이 있지만, 이것을 보고 ‘연착륙’이라고 말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실업률은 떨어지고 일자리는 22만3000개나 증가했다. Fed는 10만 개 이하, 아마도 8만 개 정도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뢰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하버드대의 제이슨 퍼먼 교수는 "12월 임금 상승률이 0.3% 증가한 것은 인플레이션 전선에서 좋은 소식이지만, 11월 수치가 0.6%에서 0.4%로 수정된 것을 보면 또다시 수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믿고는 싶지만, 완전히 믿기는 어렵다"라고 지적했습니다.
Fed 위원들은 일부 진전을 인정하면서도 긴축을 지속해야 한다는 발언을 내놓았습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2월 고용보고서에 대해 "내 경제전망을 전혀 바꾸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음 달 금리 인상 폭에 대해 "50bp나 25bp나 편안할 것이다. 노동시장이 약간 완화되기 시작한다는 신호를 듣기 시작하면 25bp로 더 기울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보스틱 총재는 "Fed는 성급하게 승리를 주장할 수 없고 금리를 계속 인상할 뿐만 아니라 그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Fed의 조치로 경기 침체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하지 않지만, 만일 침체가 있다면 ”짧고 얕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Fed의 리사 쿡 이사는 "최근 나타난 일부 고무적 조짐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라면서 "월별 데이터는 변동성이 크며, 지난 몇 개월 월간 수치가 좋게 나왔다고 해서 너무 큰 의미를 두는 것을 경계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토머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 총재는 물가를 2% 목표로 되돌리기 위해 "아직 해야 할 일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금까지의 긴축 조치와 공급망 개선이 인플레이션을 빠르게 낮추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 금리를 점진적으로 높이기는 게 경제적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Fed의 비공식 대변인'이라고 불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강력한 고용보고서는 다음에 얼마나 금리를 올려야 할지에 대한 Fed의 논쟁을 끝내진 못한다'(Strong Jobs Report Doesn’t Resolve Fed Debate on Next Rate Rise)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Fed 위원들은 금리를 얼마나 인상할지에 대한 선택권을 열어두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물론 강세론자들은 Fed 위원들의 말은 '블러핑'(허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금융여건 완화를 막기 위해 강하게 얘기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Fed의 말보다는 데이터를 보라고 말합니다. 오늘 그 데이터가 잘 나온 것이죠. 사실 보스틱 총재도 "데이터를 보고 판단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서비스업은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합니다. 이런 서비스업이 위축된다면 경기 침체가 불가피합니다. 그래서 과거엔 PMI의 신규주문이 50 아래로 떨어지면 Fed는 완화정책을 펴곤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긴축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수치는 '골디락스'급 고용보고서에 나온 뒤여서 좋게 해석됐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제롬 파월 의장이 기다리고 있는 게 서비스 부문의 인플레이션 하락이다. 업황이 좀 식는 것이 인플레이션을 잡는데 더 좋다. 세부 지수중 고용이 50 이하로 하락한 것도 서비스업 임금을 잡기 쉬워진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금 시장의 모든 관심은 인플레이션과 Fed에 쏠려 있는데, 이런 나쁜 뉴스는 Fed의 추가 긴축을 막을 수도 있는 굿뉴스"라고 덧붙였습니다. BMO는 "서비스 부문이 흐린 경제전망 속에서 예기치 않게 위축됐다. 노동시장 상황은 여전히 뜨거우나 약간의 힘을 잃을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다음주는 매우 중요한 한주입니다. 우선 10일 아침 8시에 파월 의장 연설이 있습니다. 스웨덴 중앙은행 초청으로 '중앙은행 독립'에 대해 연설하는 것이어서 시장과 관련된 중요 발언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늘 Fed 부의장 출신인 앨런 블라인더 프린스턴대 교수는 WSJ에 '인플레이션이 갑자기 떨어지고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다면?'(What if Inflation Suddenly Dropped and No One Noticed?)이라는 재밌는 제목의 기고를 했습니다. 이 글에서 그는 CPI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최근 5개월 연율 기준으로 2.5% 안팎에 머무르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의 미래는 과거 인플레이션보다 더 밝아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는 에너지 가격 하락에 따른 것으로 근원 인플레이션은 5개월 연율 기준으로 CPI는 4.7%, PCE는 3.7%에 달하고 있어서 아직 Fed의 인플레이션과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13일에는 4분기 어닝시즌이 막을 올립니다. JP모건을 필두로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씨티그룹, 블랙록 등 금융사들이 먼저 실적을 발표합니다. 은행들은 실적뿐 아니라 경제 현황에 대한 시각을 제시할 것입니다. 델타항공도 이날 함께 성적표를 내놓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의 4분기 EPS 추정치는 지난해 9월 30일 기준 57.78달러에서 12월 31일 기준 54.01달러로 6.5% 감소했습니다. 지난 10년간의 하락 폭 3.3%의 두 배에 달합니다. 애널리스트들은 4분기 EPS 추정치뿐 아니라 2023년 추정치도 같은 기간 241.20달러에서 230.51달러로 4.4% 낮췄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