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하락폭이 커지는 가운데, 약세장이 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경쟁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어서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은 16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에 크게 뒤처졌다는 점을 각성하기 시작했다”며 “미 중앙은행(Fed)과 스위스중앙은행(SNB)의 정책 변화가 그 증거”라고 설명했다.

Fed는 지난 15일 통화정책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75bp(0.75%포인트) 한꺼번에 인상했다. 1994년 이후 28년만의 최대폭 인상으로 기록됐다. 이후 열린 SNB도 오는 9월에나 금리를 올릴 것이란 시장 예상을 깨고 50bp 높였다.

엘에리언은 “강한 자국 통화로 잘 알려진 스위스가 한 번에 50bp나 올린 건 혁명적인 변화”라며 “예측 가능하고 유동성이 풍부한 세계가 종결됐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앞으로 자산 시장이 ‘험난한 길’을 걸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케이티 스톡튼 페어리드 창업자는 “주가가 너무 떨어졌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저가 매수에 나서지 말라”고 조언했다. 지금과 같은 하락장에선 과매도 신호의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스톡튼은 “변동성지수인 VIX지수가 최소 38 위로 치솟고, S&P500지수는 3500 선까지 밀려야 좀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3200까지 밀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올 1분기에 -1.5% 역성장했다. 2분기 성장률 추정치도 계속 낮아지면서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상무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올 1분기에 -1.5% 역성장했다. 2분기 성장률 추정치도 계속 낮아지면서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상무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사모펀드이자 벤처캐피탈인 토마브라보의 올란도 브라보 창업자는 “앞으로 더 큰 고통이 닥칠 것”이라고 단언했다. 특히 기술주가 취약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브라보는 “고성장주의 수익성이 금리 인상기에 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며 “고강도 비용 절감이 필요하지만 실행하는 게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갤럭시투자의 마이클 노보그래츠 최고경영자(CEO)는 “경기 침체가 임박해 있다”며 “경제가 붕괴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노보그래츠는 “주택시장 하락이 시작됐고 기업 재고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정리해고가 이어지더라도 Fed는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거품이 꺼지면서 증시도 추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