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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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말부터 강세를 보이기 시작한 에쓰오일의 주가가 두 달여 만에 35% 넘게 뛰었다. 원유 수급 불균형이 상반기부터 이어지면서 국제 유가가 뛰자 국내외 정유주가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에쓰오일은 정유주 가운데서도 가장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한국 증권사와 외국계의 전망이 다소 엇갈려 주목된다.

5일 하나금융투자는 에쓰오일에 대해 “2분기 실적 서프라이즈가 예상된다”는 리포트와 함께 목표주가를 종전 13만원에서 14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에쓰오일이 지난 2분기 영업이익 56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에, 컨센서스를 44% 웃도는 성과를 낸 것으로 추정했다. 또 하반기에도 정제마진 개선, 윤활기유의 수출 가격 급등, 복합석유화학 시설(RUC·ODC) 가동률 회복, 의류 수요 및 벤젠 다운 스트림 수요 강세 등에 힘입어 실적 개선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적 추정치가 10% 올라가면서 목표가도 높였다”며 “회사가 제시한 배당성향 30%를 감안하면 현재 주가에서의 배당수익률은 3.8%로, 배당 매력도 살아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 간다" vs "팔아라"…두 달 새 주가 35% 넘게 뛴 종목
앞서 교보증권도 지난달 말 “하반기는 정유 기업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며 목표가를 15만원으로 제시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내놓은 에쓰오일 목표주가 평균치는 11만9789원으로, 이날 종가(10만5500원)보다 13%가량 높은 수준이다. 유안타증권은 16만원으로 가장 높은 가격을 책정했다.

실제 정유주 랠리는 두 달 넘게 지속되고 있다. 7만80000원 수준이던 에쓰오일 주가는 두 달 만에 10만원을 훌쩍 넘어섰고, GS 주가는 3만원대 후반에서 5만원에 근접하고 있다. 20만원대 초반이던 SK이노베이션 주가도 최근 30만원에 육박했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줄었던 석유 제품 소비가 다시 살아나면서 올해는 역으로 원유 수요 증가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요 산유국이 원유 생산량을 억제하고 있어 전문가들은 하반기 유가가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은 브렌트유가 올여름 배럴당 8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9월물 선물 가격은 지난 2일 기준 배럴당 76.17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국내 상장된 유일한 순수 정유업체인 에쓰오일에 대해선 한국 증권가와 외국계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대부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국내 증권사와 달리 골드만삭스는 지난 1일 에쓰오일에 대해 ‘매도’ 의견과 함께 목표가로 현재 주가보다 40%가량 낮은 6만6000원을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순수 정유업체에 대해선 신중한 의견을 유지한다”며 “내년 중반 유가가 정점을 찍을 때 정유사 이윤이 뒤처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에 대해서는 ‘매수’ 의견을 내놓고 목표가를 현재 주가보다 37%가량 높은 38만원으로 책정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