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펀드 1위 운용사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공모펀드 시장에서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달 초 첫 공모 주식형펀드를 내놓은 지 1주일 만에 100억원 넘는 자금을 끌어모았다. 올해 증시 최고가 기록을 이끈 ‘동학개미’의 직접 투자 열풍 속에 공모펀드는 철저히 외면받는 상황에서 거둔 성과다. 타임폴리오는 특유의 운용 능력으로 공모 주식형펀드를 키워 퇴직연금과 같은 중장기 자금을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타임폴리오 첫 공모펀드 초반 돌풍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타임폴리오 마켓리더 펀드’는 지난 2일 출시 이후 투자금 105억원(9일 기준)을 모았다. 이 펀드는 타임폴리오운용이 지난해 공모운용사로 전환한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다. 올해 활황장에서도 펀드 기피 현상이 일면서 공모펀드가 이같이 빠른 속도로 자금을 끌어모은 사례는 거의 없었다.

여타 공모펀드와 달리 펀드 가입자가 줄을 서고 있는 건 타임폴리오 특유의 헤지펀드 운용 능력에 대한 기대치가 높기 때문이다. 타임폴리오는 2016년 헤지펀드를 내놓은 이후 ‘롱쇼트(long-short)’ 전략으로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면서 강남 ‘큰손’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롱쇼트 전략이란 매수를 의미하는 롱 전략과 매도를 의미하는 쇼트 전략을 병행하는 투자기법이다.

타임폴리오 마켓리더는 헤지펀드식 롱쇼트 전략이 아니라 코스피지수를 벤치마크로 추종하는 ‘롱 온니(long only)’ 전략을 쓴다. 타임폴리오 헤지펀드가 ‘저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반면 타임폴리오 마켓리더는 ‘중위험 고수익’을 추구한다.

펀드 운용은 강현담 펀드매니저(차장)가 맡는다. 그는 안형진 펀드매니저가 타임폴리오를 떠나 빌리언폴드자산운용으로 독립한 이후 타임폴리오의 간판 매니저로 자리잡았다. 2019 대한민국 펀드대상에서 베스트 펀드매니저로 선정되기도 했다.

강 펀드매니저는 대형주 위주의 신성장 섹터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을 쓴다. 또 기업의 분할·합병·경영권분쟁 등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이를 적극 활용하는 ‘이벤트 드리븐(Event Driven)’을 통해 알파 수익을 노린다. 이와 함께 타임폴리오 특유의 정보기술(IT) 시스템과 퀀트 분석으로 리스크에 대응한다.

타임폴리오는 마켓리더 펀드를 회사의 시그니처 펀드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타임폴리오 관계자는 “마켓리더 펀드의 변동성은 기존 헤지펀드보단 다소 클 수 있지만 그만큼 수익률도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라며 “운용 성과를 증명해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은퇴자의 수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임폴리오는 내년 1분기에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선보일 예정이다.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가 아니라 운용 능력을 가미한 주식형 대표 액티브 ETF로 차별화할 계획이다. 시그니처 ETF를 내놓은 뒤 테마 액티브 ETF, 헤지펀드형 ETF 등으로 상품을 차별화할 계획이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