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라며 무시하더니…美·유럽, '한국산 슈퍼푸드'에 열광

지난해 김 수출액이 처음으로 6억달러를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7년 5억달러를 돌파한지 3년만에 새 기록을 쓴 것이다. 중국·일본 등 전통적인 섭취 국가 뿐 아니라 김을 '바다의 잡초'라고 부르던 서구권의 김 소비가 급격히 늘어난 결과다.
미국 유럽도 '한국산 슈퍼 푸드' 김에 열광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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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수산물 수출액은 23억2000만달러(2조5000억원)으로, 전년 25억1000만달러보다 7.4%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외식용 품목인 참치 전복 넙치 등의 수출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반면 가정 내 수산물 소비가 증가하면서 조미김(12.9%) 어묵(2.0%) 김 스낵 등 조제품(9.5%) 참치캔 등 통조림(10.2%) 등 가공품 수출은 급증했다.

매년 수산물 수출 품목 1위를 차지해왔던 김은 올해도 전년(5억8000만달러)보다 2000만달러 늘어난 6억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 실적이다.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대(對)미국 김 수출액(6909만달러)이 일본으로의 수출액(5961만달러)를 처음으로 뛰어넘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일본·중국·태국·대만 순이었다.

전통적으로 김을 즐겨 먹었던 일본과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 한국산 김 수입 1위로 떠오른 건 고무적인 성과라는 평가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미국에 수출되는 한국산 김의 90% 이상은 조미 김 형태로, 밥과 김을 함께 먹기보다는 주로 과자처럼 먹는 용도"라며 "매운맛 등을 가미하거나 아몬드 등을 첨가한 스낵제품이 특히 인기"라고 했다. 미국 유럽 등지에서는 김이 일반 해조류보다 단백질 함량이 훨씬 높으면서도 칼로리는 비교적 낮은 '슈퍼 푸드'로 인식돼 조미김·김스낵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히 증가 추세다.
수출국 세 배로…아시아권 인기 여전
한국의 김이 세계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건 2017년이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가 한국이 제안한 '김 제품 규격안'을 아시아 지역 표준 김 규격으로 채택했다. 덕분에 한국산 김을 사가는 나라는 급격히 증가세다. 2007년 49개국에서 2018년에는 136개국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일본에서는 마른김과 조미김을 고루 많이 수입한다. 품질 좋은 한국산 김을 술안주 및 밥과 소비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한국산 김이 전체 수입산 김의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조미김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과자처럼 소비되고, 김밥과 초밥용 김은 한국 드라마 등에 나오는 한국식 김밥을 만들기 위해 구매한다.

동남아에서도 김의 인기가 높다. 베트남·인도네시아의 유통 매장에는 ‘김’ 판매 코너가 별도로 마련된 곳이 점차 늘고 있다. 태국은 한국산 마른김을 주로 수입한 뒤 이를 과자로 가공 및 수출해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도 부가가치가 높은 김 가공식품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각종 지원책을 적극적으로 펼쳐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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