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개막한 ‘2026 구미라면축제’에서 방문객들이 갓 조리돼 나온 라면을 먹고 있다.  농심 제공
지난 6일 개막한 ‘2026 구미라면축제’에서 방문객들이 갓 조리돼 나온 라면을 먹고 있다. 농심 제공
양파와 마늘을 기름에 볶다 치폴레 소스와 맥주, 신라면 스프를 한데 넣고 끓인다. 면과 버터, 레몬 제스트를 차례로 넣고 약불에 졸인다. 틱톡 팔로어 수가 150만 명에 달하는 멕시코 요리사 보레시토(38)가 개발한 신라면 조리법이다. 그는 ‘구미라면축제 2026’에서 열린 ‘글로벌 라면 챌린지’에 도전해 이 레시피로 대상을 탔다. 라면에 각국의 식문화를 녹여 내는 ‘K라면의 세계화’를 보여준 행사다.

농심이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신라면 수출에 속도를 높인다. 지난달 29일부터 가동하기 시작한 첫 수출 전문 공장을 통해서다. 연 62억 개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 한국풍 라면의 세계화를 이끈다는 계획이다.

◇수출 전용 공장 구축한 농심

농심, 라면 年 62억개씩 글로벌로 쏜다
8일 농심에 따르면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연면적 4만7178㎡(1만4574평), 지상 6층 규모로 들어선 농심 녹산 공장은 라면을 연 5억 개 생산할 수 있다. 분당 200~300개를 찍어내는 일반 라인보다 생산성이 2배 이상 높은 고속 라인(분당 600개 이상 생산)을 가동한다. 전 공정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해 생산성을 17.6% 끌어올렸다. 수출국별로 달라지는 생산 품목을 교체하는 시간을 기존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기존 부산·구미 공장이 담당하고 있던 연간 7억 개에 녹산 공장 생산량을 합치면 매년 12억 개의 수출용 라면이 국내에서 생산된다. 여기에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중국 상하이·셴양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에 내수용까지 더하면 연간 62억 개의 라면이 전 세계에 공급된다. 전윤열 녹산공장장은 “부산신항, 가덕신공항 인근에 자리한 녹산 공장은 수출하기에 최적지”라며 “북극항로가 개척되면서 물류비용이 32~35% 감소했고 소요 시간은 40% 줄었다”고 설명했다.

녹산 공장 생산 물량은 유럽, 일본, 호주 등 현지 법인을 둔 지역에 우선 수출된다. 인도, 대만, 중동, 동남아시아 등 라면 수요가 늘고 있는 곳도 주요 공략 지역이다. 조용철 농심 대표는 “녹산 공장은 농심 글로벌 사업의 핵심 심장부가 될 것”이라며 “스마트팩토리 기술력과 글로벌 전략 제품으로 2030년 해외 매출 비중 60% 이상, 전사 매출 7조3000억원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내년 초 신규 볶음면 출시

농심에 따르면 구미라면축제가 올해 처음 선보인 ‘글로벌 라면 챌린지’에 전 세계 80개국에서 1263명이 참여했다. 지난 6일 축제 현장에서 만난 보레시토는 “아내의 권유로 도전했는데, 대회를 준비하면서 한국 라면을 즐겨 먹게 됐다”고 했다. 지송하 농심 글로벌마케팅부문장은 “전 세계에서 출시된 라면 신제품 수가 올해 2179건으로 역대 최다”라며 “지난해 22개국 120개 제조사가 선보인 한국풍 라면만 404개에 이르는 등 K라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신라면 툼바, 신라면 김치볶음면 등 비(非)국물면은 국물면 중심으로 성장해 온 농심이 신 성장축으로 삼고 있는 분야다. 2024년 11월 글로벌 전략 상품으로 출시한 신라면 툼바는 올해 9월 기준 누적 해외 판매량이 1억4700만 개를 넘어섰다. 올해 1~9월 판매량(약 8757만 개)이 이미 작년 연간 판매량의 약 1.5배다. 농심은 이르면 내년 1분기 신라면 툼바, 신라면 로제를 잇는 신규 볶음면을 출시할 예정이다.

부산·구미=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