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래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장이 최근 국회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조 위원장은 “우리나라 생활·소득 수준에 맞춰 오래된 과표 기준을 유연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솔 기자
조승래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장이 최근 국회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조 위원장은 “우리나라 생활·소득 수준에 맞춰 오래된 과표 기준을 유연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솔 기자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장인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물가 상승을 반영하지 못하고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 가까이 방치된 낡은 세금 과세표준을 손봐야 한다고 8일 밝혔다. 물가 상승을 반영하지 못해 ‘유리지갑’ 직장인의 부담을 키우는 근로소득세 같은 조세 제도를 시대에 맞게 정비해야 한다는 취지다. 또 정부 세법개정안에 빠져 논란이 된 전기차 국내 생산 세액공제 도입과 관련해 “완성차에 혜택을 주되 국산 핵심 부품 사용을 유도하는 방식이 산업 생태계 경쟁력 제고에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장기간 방치돼 국민의 세 부담을 가중하는 세금 과표의 구조 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현재 우리나라의 생활·소득 수준과 자산 가격에 맞춰 오래된 과표 기준을 유연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국세청 국정감사에서는 30년째 제자리인 ‘배우자 상속공제’, 10년 넘게 24% 세율이 묶여 있는 ‘5000만~8800만원 소득세 과표 구간’ 등이 대표적 장기 미개정 세정 문제로 지적됐다. 조 위원장은 “과표를 현실화(상향 조정)하면 세수 결손이 발생해 과세당국이 강하게 반대하겠지만, 국민의 수용성을 높이고 중산층의 소비 여력을 늘리기 위해선 반드시 거쳐야 할 작업”이라고 짚었다.

산업계의 관심사인 전기차 국내 생산 세액공제는 도입될 수 있도록 세법개정안을 수정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 8월 발표한 세제개편안에서 전기차를 세제 지원 대상에서 제외해 업계의 우려를 낳았다. 세법개정안을 심사 중인 국회 재경위 조세소위에서 이달 결론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만나 세액공제 논의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소관 상임위원장 역시 긍정적 기류를 공식화하면서 입법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조 위원장은 “전기차 제외 입장을 보이던 정부를 설득해 전향적 검토 단계로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이어 “완성차에 혜택을 주되 국산 핵심 부품 사용을 유도하는 방식이 산업 생태계 경쟁력 제고에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배터리 등 핵심 부품의 국산화를 유도할 유인책을 함께 설계해야 하고 완성차업계도 전기차 가격 인하 등으로 호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여야가 치열하게 맞붙고 있는 162조원 규모 미래대응기금 심사와 관련해선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재정 댐 역할을 하도록 묶어두자는 핵심 취지에는 여야 모두 공감하고 있다”며 “세부 쟁점은 정부와 국회가 합의 가능한 원칙과 기준을 세워가며 제도를 설계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위원장으로서 특정안을 고집하기보다 “여야가 합의할 수 있는 안이 도출된다면 그것이 최고이자 최선의 안”이라고 덧붙였다.

본격적인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는 거시 경제의 온기를 서민 경제로 확산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조 위원장은 “지표상 국가 경제는 성장하고 있지만 골목상권과 취약 차주가 체감하는 민생은 여전히 팍팍하다”며 “지역사랑상품권 확대와 고금리에 노출된 취약 차주 보호 등 정책적 수단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형창/최해련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