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청해부대 임무 구역을 호르무즈해협과 가까운 오만 남방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 5월 청해부대 48진(왕건함) 부대원들이 부산작전기지 출항 환송식에서 경례하는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청해부대 임무 구역을 호르무즈해협과 가까운 오만 남방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 5월 청해부대 48진(왕건함) 부대원들이 부산작전기지 출항 환송식에서 경례하는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 상선 보호 활동을 하는 청해부대의 임무 구역을 호르무즈해협과 가까운 오만 남방으로 확대하고 해상초계기, 폭발물처리반(EOD), 무인 소해(기뢰제거) 장비 등 추가 전력을 파견하기로 했다. 주목적은 중동 분쟁을 틈타 해적 방어를 강화하는 것이지만 EOD와 소해 장비 투입은 미국·이란 전쟁 종전 이후 호르무즈해협 기뢰 제거 작전에 참여하기 전 미리 훈련해두려는 의도도 있다.

◇미·일 등 이미 초계기 배치

청해부대 초계기 투입…美 요구 부응하며 '전쟁 불개입'
국방부는 5일 청해부대 임무 구역 확대 및 추가 자산 파견 등을 담은 파견 연장 수정동의안을 국회에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견 연장안은 이날 차관회의를 통과했으며 다음주 국무회의와 대통령 재가를 거쳐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연장 기간은 국회 통과 시부터 2027년 말까지다.

청해부대는 2009년부터 홍해 입구인 아덴만 해역에서 선박 안전호송과 안전항해 지원 임무를 하는 국군 해외 파병 부대다. 올해 말까지 효력이 남은 기존 파병 연장 동의안에는 청해부대 파견 해역이 ‘아덴만 해역 일대 및 유사시 우리 국민 보호 활동 시 지시되는 해역’으로 명시돼 있는데, 이를 오만 남쪽 외해까지 넓히는 것이 새 연장안의 골자다.

이에 따라 청해부대 임무 구역은 기존 동아프리카 지부티~오만 살랄라항(1100여㎞)에서 오만 두큼항까지 약 800㎞가 추가된다. 바다 위 면적으로는 두 배가량 넓어진다.

페르시아만 입구인 오만만 및 호르무즈해협은 확대되는 임무 구역에 포함되지 않는다. 국방부 당국자는 “초계기의 작전 반경이 약 2000㎞여서 기항지인 지부티에서 호르무즈해협까지 물리적으로 갈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불필요한 오해가 없도록 이란을 비롯한 주요국과 소통할 예정이다.

기존 청해부대 전력은 해상작전헬기 1대와 3척 이내 고속단정을 탑재한 4400t급 구축함(DDH-Ⅱ) 1척, 320명 이내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최신예 해군 해상초계기 P-8A 포세이돈 1대, 무인잠수정(UUV) 등 무인 소해 전력과 이를 운용할 EOD팀이 추가된다. 인력은 초계기 45명, EOD팀 30명 등 75명이 늘어나 총 395명이 된다. 새로 파견되는 P-8A 초계기와 무인 소해 전력은 지부티를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지부티에는 미국 공군기지 캠프르모니에 등이 있으며 미국, 일본, 스페인, 프랑스 등이 초계기를 배치하고 있다.

◇호르무즈는 국회 추가 동의 필요

정부는 청해부대 임무 구역을 확대한 이유로 미국·이란 전쟁과 사우디아라비아·예멘 후티반군 충돌에 따른 해당 지역 해상 전력 공백, 이에 편승한 해적 활동 증가를 들었다. 국방부에 따르면 아덴만 해역에서 포착된 해적 활동은 지난해 총 11건에서 올 들어 36건으로 늘었다.

국방부 당국자는 “각국 전력이 홍해와 호르무즈해협으로 집중되는 것을 틈타 해적 활동이 오만 남방 지역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초계기로 미리 지역을 탐색해 이상 징후를 탐지하고 구축함이 출동하는 식의 효과적 대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EOD와 무인 소해 전력은 미국·이란 전쟁 휴전으로 호르무즈해협에서 국제사회가 기뢰 제거 등에 나설 경우 동참하기 위해 미리 준비하는 성격도 있다. 이런 차원에서 호르무즈해협 안정화를 위한 군사적 노력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정부가 사실상 첫 번째 행동을 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OD와 무인 소해 전력을 호르무즈해협에 투입하려면 이번과 별도로 새로운 파병 동의안 통과가 필요하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번 파병 연장안의 우선순위는 분명하게 청해부대”라며 “호르무즈해협 참여 시점이 되면 새로운 파병 동의안을 내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