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FA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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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핼러윈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분장 의상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위원장 사망설이 온라인에서 확산한 시기와 맞물려 관련 검색 관심도가 최근 7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온라인 쇼핑몰에선 김 위원장의 얼굴을 본뜬 가면부터 인민복을 재현한 의상까지 다양한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지난 30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구글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미국 내 '김정은 코스튬(Kim Jong Un costume)' 검색 관심도가 2019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검색 관심도는 지난달 18일부터 급증해 이튿날인 19일 정점을 찍었다. 당시 미국에 거주하는 한 중국 반체제 인사가 김 위원장이 뇌출혈로 혼수상태에 빠진 뒤 숨졌다고 주장하면서 사망설이 확산하던 시기와 일치한다.

이후 북한 관영매체가 지난달 20일 김 위원장의 가을철 피복·신발 전시회 시찰 사진을 공개하면서 소문은 일단락됐다. 검색 관심도도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핼러윈을 앞두고 예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른 국가 정상들과 비교해도 김 위원장에 대한 관심은 두드러졌다. 최근 한 달간 구글 검색 관심도의 최고치를 비교한 결과 김 위원장 분장 의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보다 약 14배 높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분장 의상은 유의미한 검색 수치가 집계되지 않았다.

실제 미국 온라인 쇼핑몰에선 김 위원장의 외모·복장을 재현한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아마존에선 김 위원장의 얼굴 가면이 19.99달러에 판매 중이다. 상품 페이지에는 최근 한 달간 100개 이상 구매됐다는 안내가 표시돼 있다.

수공예품 거래 플랫폼 엣시에선 종이 가면이 7.57달러에 올라와 있다. 핼러윈 전문 쇼핑몰에서는 인민복 스타일 의상 세트가 134.4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일부 상품에는 '딕테이터(Dictator·독재자)'나 '로켓맨(Rocketman)'이라는 표현이 사용됐다.
사진=RFA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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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의 대역 배우로 활동하는 하워드 X는 이러한 현상의 배경으로 '기괴함과 공포의 희화화'를 꼽았다.

하워드 X는 지난달 30일 RFA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로켓을 발사하고 각종 기행을 벌이는 '은둔 왕국의 독재자'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인물을 흉내 내는 행위가 금기를 깨는 유머로 소비된다는 것이다. 그는 김 위원장의 사망설이 퍼진 최근 2주 동안 분장 행사 예약 문의와 수입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 분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RFA에 따르면 2004년 구글 트렌드 집계가 시작된 이후 관련 검색 관심도가 가장 높았던 시기는 2017년 10월이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부르며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됐던 시점이다.

2020년 4월에도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확산하자 핼러윈 시즌이 아닌데도 관련 검색이 급증했다. 당시 검색 관심도는 같은 해 10월 핼러윈 시즌보다 높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분장 의상에 대한 검색 관심도는 북한의 첫 핵실험이 이뤄진 2006년 10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2013년 핼러윈 시즌부터 김정은 관련 검색이 아버지를 앞지르기 시작했고 2015년 이후에는 우세한 흐름을 이어갔다.

반면 북한 내부에서는 최고지도자의 복장을 따라 하는 행위가 단속 대상이다. RFA는 2021년 11월 평안남도 평성에서 북한 안전원들이 김 위원장과 비슷한 가죽 코트를 판매하거나 착용한 주민들을 단속하고 옷을 압수한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