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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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췌장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17%에 그친다. 과거보다 생존율이 두 배 이상 높아졌지만 여전히 주요 암 가운데 치료 성적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31일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19~2023년 발생한 췌장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17.0%로 집계됐다. 남성은 16.1%, 여성은 18.0%였다.

2001~2005년 췌장암 생존율은 8.4%였다. 약 20년 사이 8.6%포인트 상승했다. 비율로는 2.02배가 됐다. 하지만 갑상선암 100.2%, 전립선암 96.9%, 유방암 94.7%와 비교하면 여전히 크게 낮다.

췌장암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췌장은 복부 깊숙한 곳에 자리해 일반적인 검사로 종양을 조기에 발견하기도 쉽지 않다.

췌장암이 진행되면 복통과 식욕부진, 체중 감소, 황달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췌장 머리 부분에 종양이 생기면 담즙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눈의 흰자나 피부가 노랗게 변할 수 있다.

지방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기름진 변이나 회색 변을 보기도 한다. 식사 후 통증과 구토, 구역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당뇨병이 갑자기 생기거나 기존 당뇨병이 특별한 이유 없이 악화하는 것도 주의해야 할 신호다.

췌장암의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는 흡연이 꼽힌다. 국가암정보센터는 흡연자의 췌장암 발생 위험이 비흡연자보다 1.7배 높다고 설명한다. 전체 췌장암의 약 3분의 1이 흡연과 관련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당뇨병과 만성 췌장염도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제2형 당뇨병이 있는 사람의 췌장암 발생 위험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1.8배 높다. 국내 췌장암 환자의 당뇨병 유병률은 28~30%로 일반인의 7~9%보다 세 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만성 췌장염은 반복된 염증으로 췌장이 딱딱해지고 기능을 잃는 질환이다. 과도한 음주는 만성 췌장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만성 췌장염이 있으면 췌장암 발생 위험도 커진다.

치킨과 맥주를 한 번 먹었다고 췌장암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고지방·고칼로리 식사와 잦은 과음이 반복되면 비만이나 만성 췌장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췌장 건강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비만과 췌장암의 연관성을 다룬 연구 결과는 아직 일치하지 않는다. 국가암정보센터도 비만이 췌장암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가 있지만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특정 음식을 췌장암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췌장암을 확실하게 예방하는 방법은 아직 없다. 담배를 끊고 과음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육류 중심의 고지방·고칼로리 식사를 줄이고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먹는 것도 권고된다. 적절한 운동으로 체중을 관리해야 한다.

가족력 없이 당뇨병이 갑자기 생겼거나 기존 당뇨병이 악화한 경우에는 검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체중 감소와 복통, 황달이 지속될 때도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췌장암이 의심되면 복부 전산화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통해 종양을 확인한다. 증상만으로 췌장암 여부를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이상 신호가 계속되면 의료기관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