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오랫동안 암, 심혈관질환, 치매 같은 질병과 개별적으로 싸워왔지만, 이 모든 만성질환의 가장 큰 공통 위험인자는 다름 아닌 ‘나이’다. 최근 생물학은 노화를 피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가 아니라 유전자와 신호 경로로 조절되고, 나아가 되돌릴 수도 있는 생물학적 과정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손상된 세포의 회복력과 후성유전적 정체성을 복원해 여러 질병의 발병 문턱을 한꺼번에 늦추려는 ‘노화 표적 치료’가 마침내 이론을 넘어 인체 임상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유병장수’의 역설과 세포 회복력의 상실

인류는 지금까지 질병과 각개전투를 벌여 왔다. 암에는 항암제를, 심혈관질환에는 스타틴을, 알츠하이머병에는 항아밀로이드 항체를 내놓으며 맞섰다. 하지만 이 질환들의 기저에는 흡연이나 비만보다 훨씬 강력한 공통의 최대 위험인자가 자리 잡고 있다. 바로 ‘나이’다. 질병 하나를 가까스로 고쳐 놓아도 고령의 환자는 곧이어 다음 질병을 마주한다. 병의 뿌리는 그대로 둔 채 눈에 보이는 가지만 쳐내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