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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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미국의 자동차 관세 인하와 하이브리드차(HEV)·전기차(EV) 판매 확대에 힘입어 3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20% 넘게 늘었다. 다만 원자재 가격 상승과 중동 분쟁 장기화 등 대외 악재가 겹치면서 수익성 개선 폭은 제한됐다.

기아는 30일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연결 기준 올해 3분기(7~9월) 매출이 31조5974억원, 영업이익이 1조818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0.1%, 24.3% 증가했다고 밝혔다.

세전이익은 1조8222억원, 당기순이익은 1조2855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은 5.8%로 0.7%포인트 늘었다.

영업이익 증가에는 미국 관세 인하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미국 정부가 자동차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면서 약 5300억원의 기저효과가 발생했다. 판매 증가에 따른 물량 효과(4420억원)와 환율 효과(5290억원)도 이익을 끌어올렸다.

3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423원으로 지난해 3분기(1385원)보다 올랐다. 기아는 미국 관세 영향이 없었다면 영업이익률(5.8%)이 약 8%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올해 3분기에는 원자재 가격 상승(3680억원)과 중동 분쟁 장기화 여파(2090억원)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해 57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 감소요인이 발생했다.

영업이익률 기준으로 1.9%포인트에 하락분에 해당한다. 서유럽과 국내에서 EV 판매를 늘리기 위해 판매장려금(인센티브)을 확대하고 가격을 내린 영향으로 약 7270억원의 감익 요인도 생겼다. 이에 따라 매출원가율은 84.1%로 3%포인트 상승했다. 판매관리비율은 판매보증비가 9200억원 줄어들면서 10.1%로 3.7%포인트 낮아졌다.

기아 관계자는 "제한적인 수익성 개선은 대외요인 영향이 컸고, 본원적인 수익 창출력은 견고하게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3분기 판매량(도매 기준)은 84만7355대로 7.9% 늘었다. 국내가 14만1013대(16.6%), 해외가 70만6342대(83.4%)였다. 소매 기준 글로벌 현지 판매는 82만9000대로 6.9% 증가했다. 아프리카·중동 지역 판매가 분쟁 여파로 23% 줄었지만, 국내와 미국, 서유럽 등 주요 시장의 성장이 이를 만회했다.
디 올 뉴 셀토스. 사진=기아
디 올 뉴 셀토스. 사진=기아
국내에서는 산업 수요가 10.7% 감소한 가운데 소매 판매가 14만1000대로 2.2% 늘었다. EV와 신형 셀토스가 판매를 이끌었다. 시장 점유율은 36.8%로 지난해 3분기(32.2%)보다 4.6%포인트 올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 판매는 23만4000대로 7.8% 증가했다. 현지 산업 수요가 1.3% 줄어든 가운데 새로 내놓은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와 스포티지·카니발 하이브리드(HEV)모델이 판매를 견인했다. 미국 시장 점유율은 5.8%로 분기 기준 사상 최고다.

서유럽에서는 보급형 EV 신차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14만5000대를 판매했다. 시장 전체 성장률(3.5%)을 크게 웃도는 16.9% 증가율이다. 인도 판매는 8만9000대로 38.5% 늘었고, 현지 점유율 순위는 직전 분기보다 한 계단 오른 5위를 기록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글로벌 점유율은 4.0%로 지난해 같은 기간(3.6%)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중국을 제외한 올해 누적 점유을은 5%다.

전동화 차량(xEV) 판매는 30만 대로 47% 증가했다.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2%로 9.8%포인트 확대됐다. 기아는 고유가 속 국내와 서유럽에서는 EV, 미국에서는 HEV 수요가 늘어난 데 맞춰 권역별로 파워트레인(PT) 전략을 적시에 실행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3분기 EV 판매는 12만3000대로 75.4% 늘었다. 이 중 서유럽이 6만3000대로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서유럽 내 기아 EV 판매 비중은 43.2%로 지난해 3분기(19.2%)의 두 배를 넘었다. 국내 EV 판매는 2만3000대로, 비중이 14.9%에서 23%로 8.1%포인트 높아졌다. EV3·EV4 등 보급형 모델과 대형 SUV EV9 판매가 모두 늘었다.

HEV는 17만2000대가 팔려 46% 증가했다. 특히 미국 HEV 판매는 6만9000대로 118% 급증해 현지 시장 성장률(27%)을 크게 앞질렀다.
텔루라이드. 사진=기아
텔루라이드. 사진=기아
시장조사업체 오토데이터에 따르면 기아의 미국 HEV 점유율은 10.6%로 1년 전(6.2%)보다 4.4%포인트 올랐다. 2011년 미국 HEV 시장에 진출한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점유율을 달성했다.

기아는 4분기 국내와 미국에서 수익성이 높은 HEV 판매를 늘릴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신차 셀토스 하이브리드와 쏘렌토·카니발 하이브리드 판매에 집중한다.

미국에서는 셀토스 하이브리드를 새로 출시하고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 생산능력을 확충한다. 서유럽에서는 올해 EV 판매를 지난해보다 79% 늘려 전체 판매 중 EV 비중을 33%까지 높인다는 목표다. 인도에서는 신차 효과를 바탕으로 연간 판매량을 33만 대로 16% 늘릴 방침이다.

기아 정성국 IR/전략투자담당(전무)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중동 정세불안 등 대외 요인이 해소될 경우, 견조한 완성차 사업 경쟁력에 기반해 수익성을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