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가 장경수  /사진=연합뉴스
작사가 장경수 /사진=연합뉴스
가수 조용필의 '상처', 송대관의 '정 때문에' 등 수많은 히트곡의 가사를 쓴 작사가 장경수(본명 장희원)가 간암 투병 끝에 29일 별세했다. 향년 73세.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장 작곡가의 유족은 "고인이 암으로 투병하다 이날 오전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1953년 강원도 속초에서 태어난 고인이 작사의 길에 들어선 계기는 예비군 훈련장에서 가수 함중아를 만난 일이었다. 함중아의 소개로 그의 친형인 작곡가 함정필과 인연을 맺었고, 1977년 함정필이 작곡한 윤수일의 '꿈이였나봐'에 노랫말을 붙이며 데뷔했다.

이후 1980~1990년대를 대표하는 여러 가수의 히트곡을 탄생시켰다. 조용필의 '상처'와 최진희의 '꼬마인형', 송대관의 '정 때문에', 유미리의 '젊음의 노트', 윤희상의 '카스바의 연인', 박정식의 '천년바위' 등이 고인의 작품이다.

함정필과 함께 만든 함중아와 양키스의 '풍문으로 들었소'는 세대를 넘어 사랑받았다. 2012년 장기하와 얼굴들이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OST로 다시 불러 큰 인기를 얻었다.

고인이 남긴 노랫말은 1300여 편에 달한다. 음악계에서는 한국가요작가협회 제9대 회장과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이사 등을 맡아 활동했다.

방송을 통해 대중과 만나기도 했다. 2018년 3월 KBS 2TV '불후의 명곡' 장경수 편에 출연했으며, 지난해 9월에는 MBN '특종세상'에서 건강 문제를 털어놨다.

당시 장경수는 "녹음하다 쓰러졌다. 아내를 불렀더니 놀라서 119를 불러 병원에 갔는데 정신을 못 차리겠더라"며 "그 후에 의사 선생님이 말하길 굉장히 위험했었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고향 속초에서는 이달 25일 고인의 이름을 내건 '장경수 스타발굴 가요제'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건강이 악화하면서 행사는 취소됐다.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는 "장경수는 발라드와 성인가요는 물론, 록과 댄스 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노랫말을 썼다"며 "특정 장르에 머물지 않고 청춘의 열정, 사랑과 이별, 서민의 애환, 삶에 대한 통찰까지 폭넓게 노랫말로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유족으로는 배우자와 두 아들이 있다. 빈소는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장례식장 특8호실이며, 발인은 오는 31일 오전 6시30분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