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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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의 미국 비자 발급 거부에 대해 한미 간 문제만은 아니라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단둥 방문에는 북미 대화에 관한 의중을 중국에 전달하려는 목적이 있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밖에 김 위원장의 건강, 딸 김주애의 후계 구도 등에 대한 분석도 내놨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윤건영 민주당 의원과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국정원 국정감사 도중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전했다.

◇ "비자 문제, 한미 갈등과 구분해야"

유 의원은 정 의원과 진 위원장의 미국 비자 발급 거부 문제에 대해 "국정원장은 전 세계적으로 미국 입국 절차가 까다로워져 있어 한미 간의 일만은 아니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미국 국토안보부가 결정하는 사안인 만큼 국무부의 관여에도 한계가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했다.

한미 정보 협력에 대해서는 "정보 제한의 발단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발언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며 "미국이 월등하게 보유한 위성 영상 자산 중 좁은 범위의 한정된 정보가 제공되지 않지만, 국정원이 갖고 있는 정찰자산으로 충분히 보충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고 말했다. 윤 의원도 "해당 발언 등으로 일부 정보가 제한되긴 하지만 그 외의 정보 제한은 전혀 없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장의 미국 방문이 거절됐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유 의원이 "초청받아 가려고 했다가 이란 전쟁 발발로 대외 여건을 고려해 초청 측에 양해를 구하고 방문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도 "명백한 오보라는 것이 국정원장의 답변이었다"고 전했다.

◇ "김정은 단둥행, 북미 대화 의중 전달 가능성"

윤 의원은 "김정은의 단둥 당일치기 방문은 격의 없이 소통하는 북·중 관계를 구현한 가운데 몇 가지 특이한 점에 주목했다는 보고가 있었다"며 "수행 인원 면모가 항미원조 기념이라는 방문 명분과 괴리된다"고 말했다.

이어 "항미원조 부각이 목적이라면 대동했을 군부 주요 인사가 일절 포함되지 않은 반면 최선희 외무상, 김성남 당 국제 비서 등 외교 간부 위주로 방문단이 구성됐고, 중국도 왕이 외교부장 등 외교라인이 주로 참석했다"고 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6월 방북과 7월 북·중 고위급 교차 방문으로 정상급에서 풀어야 할 특별한 경제 현안이 없는 상황이었다며, 양측 경제 담당 인사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도 국정원이 주목했다고 전했다.

중국 측 영접 인사 교체에 대해서는 "국정원은 당초 영접 예정이던 리창 총리가 공산당 일정 등으로 왕후닝으로 전격 교체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어 "왕후닝은 시진핑 주석의 최측근으로 2018년 김정은 최초 방중 때부터 가교를 맡았고 7월에도 방북해 면담한 전력이 있어 북한이 수용하기에 적합한 인사를 보낸 것으로 관측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 목적에 대해서는 "북미 대화와 관련해 북한의 의중을 중국 지도부에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국정원이)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김정은이 비외교 행사에서 최선희를 수시로 대동하고 이번 방중에서도 시종일관 부각한 것도 북미 회담을 놓고 고심 중인 것을 보여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서열이 더 높은 조용원이 최선희에게 김정은 옆자리를 양보하는 모습도 보여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미 대화 동향에 대해서는 "현재 북미는 대화 조건에 대한 입장 차로 아직 접점에 이르지 못했으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후 국면 전환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기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 "김주애 후계 내정 공고화"

유 의원은 북러 관계에 대해 "러시아와는 고위급 소통과 신조약 후속 조치 등 전방위로 협력을 활성화해 나가는 양상이며, 물밑 군사 협력 움직임 속 주요 무기 부품 조달과 기술 이전 협의 가능성을 추적하고 있다고 (국정원이)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은 올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고도화와 핵물질 생산 등 핵전력 증강에 집중하는 동시에 재래식 무기 체계도 강화하고 있다"며 "화력 체계를 사거리별로 보강해 온 가운데 600㎜ 초대형 방사포 등의 전방 지역 배치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미사일은 극초음속 기술 확보에 주력 중으로, 이달 초 원뿔형 탄두 시험에서 탄두부 경량화로 기동성 증대를 도모한 것으로 판단되나 완성도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며 "구축함과 1만t급 순양함 건조까지 예고한 상황에서 동·서해안 일대 해군기지 신설 동향도 식별되고 있다"고 했다.

북한 내부 동향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이 김여정·조용원·최선희·박정천 등 핵심 인사를 중심으로 체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총정치국 대형 비리 사건을 계기로 시작된 군 부정부패 사정 작업을 당정 전체 간부까지 4개월째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정보기관은 국가정보국과 정찰정보총국 양대 축으로 재편하며 국가정보국은 대외 정보 수집·분석으로, 정찰정보총국은 대남 군사 정보 중심에서 전장·역내 전략 정보로 업무 영역을 확대했다"며 "국방산업 인공지능(AI) 기관들을 총괄하는 조직도 신설했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해서는 "최근 공개 활동 시 기본 건강 수치가 정상 범위에서 관리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고지혈증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딸 김주애의 후계 구도와 관련해 윤 의원은 "2022년 첫 등장 이후 공개 활동을 분석한 결과 후계자 위상을 단계적으로 각인시키고 있으며, 주민 수용도를 점차 높이려는 전략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군사 부문 활동이 60%에 달하고 군 행사에서만 기념 촬영을 하는 등 군 지도자 서사를 구축해 나가고 있고, 핵·미사일 분야에서는 실무에 관여하는 듯한 모습도 연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본명이 김주애가 맞느냐고 질의했더니 국정원장은 맞다고 답했고, 후계 단계에 대해서는 내정 단계를 더 공고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