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인프라에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되는 가운데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오픈AI도 기업가치 눈높이를 낮췄다. AI산업의 성장 기대만으로 대규모 자금을 끌어모으던 투자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오픈AI는 기업가치 1조2500억달러(약 1657조원)를 기준으로 300억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 협상을 마무리하고 있다. 기존 기업가치인 8520억달러보다는 약 47% 높지만 이달 초 투자자에게 제시한 1조4000억달러보다 1500억달러 낮다. 최근 미국 기술주가 급락한 가운데 차입에 의존한 AI 인프라 투자가 지속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투자자의 반응도 이전과 달라졌다. 모건스탠리와 샌프란시스코의 기술펀드 드래고니어는 당초 투자 전 기업가치 1조4000억달러를 제시하며 자금 모집에 나섰지만 기대만큼 수요가 몰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유치 과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과거 오픈AI 투자 기회가 나올 때마다 열광적인 반응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조용하다”고 말했다.

기존 투자자가 잇따른 대규모 투자로 자금 부담을 느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오픈AI는 지난해 3월 400억달러, 올해 3월엔 1220억달러를 조달했다. 경쟁사 앤트로픽도 올해에만 약 1000억달러를 유치했다. 일부 투자자는 연내 예상되는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에서 기업가치가 어떻게 평가되는지 확인한 뒤 오픈AI 투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투자자는 오픈AI와 앤트로픽의 IPO 일정이 불확실하다는 점도 부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오픈AI는 내년 상반기로 예상되는 IPO에 앞서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이번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투자회사 코튜와 아랍에미리트(UAE) 투자펀드가 투자를 주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투자 조건에는 UAE 현지 파트너가 새로 확보하는 AI 컴퓨팅 자원에 대해 오픈AI가 우선적으로 사용할 권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는 투자자에게 오는 30일까지 참여 여부를 결정하도록 요청했다. 투자 수요에 따라 최종 조달액이 목표인 300억달러에 못 미칠 가능성도 있다. 지미 창 록펠러 글로벌 패밀리오피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오픈AI와 앤트로픽의 IPO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미국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