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장 초반 코스피 지수 등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30.60포인트(2.36%) 내린 5403.17, 코스닥은 15.78포인트(2.07%) 내린 748.32로 출발했다. 2026.10.23/뉴스1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장 초반 코스피 지수 등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30.60포인트(2.36%) 내린 5403.17, 코스닥은 15.78포인트(2.07%) 내린 748.32로 출발했다. 2026.10.23/뉴스1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장 초반 하락세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수익성 우려가 재점화하면서 간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기술주와 반도체주가 급락한 여파로 풀이된다.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 철회로 SK하이닉스의 중복상장 논란은 일단락된 분위기지만 AI 투자 회의론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며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다.

이날 9시8분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3.96% 내린 20만6000원에, SK하이닉스는 3.19% 하락한 118만4000원에 각각 거래되고 았다. '반도체 투톱'의 하락은 인공지능(AI)을 향한 회의적 시각이 재차 번지며 미국 뉴욕증시의 기술주 전반이 크게 흔들린 영향이란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손자 회사인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이 철회되면서 중복상장 논란이 불식 되긴 했지만 미국발 하락 충격에 빛이 바랜 모습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공시를 통해 최근 자본시장 여건과 주가 흐름 등을 고려해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현재 IPO가 SK하이닉스와 기존 주주들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인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중동의 군사적 긴장감까지 짙어지며 국제유가마저 4% 넘게 치솟아 5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AI 인프라 구축 부담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며 글로벌 시장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가파르게 살아나는 양상이다.

간밤 뉴욕증권시장에서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2.60% 떨어진 2만6008.86에 장을 닫았다. 지난 6월 이래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S&P500지수 역시 1.21% 밀린 7663.43으로 거래를 마치며 7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반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02% 소폭 오른 5만2867.98에 머물며 보합세로 마쳤다.

기술주 전반에 걸친 매도 공세가 거셌다. 메타는 3분기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가 7%가량 폭락했다. 막대한 인프라 투자 비용과 수익 실현에 대한 불확실성이 실적 개선 효과를 덮어버린 까닭이다.

반도체 종목군도 직격탄을 맞았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6.7% 급락한 가운데, AMD(-8%), 마이크론(-6%), 엔비디아(-4%) 등 주요 AI 수혜주들이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AI 수요가 실질적 이익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투자 비용을 견뎌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시장 전반에 퍼진 영향이다.

AI 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는 약 10% 급락했다. 회사채 금리와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차입을 통한 사업 확장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이어졌다. CDS 프리미엄은 기업의 부도 위험에 대비하는 일종의 보험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발언도 자금 조달 우려를 키웠다. 황 CEO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코어위브 같은 AI 전문 클라우드 업체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이라면서도 “자본 부족이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다. 웰스파고 트레이더들은 투자자들의 위험 감수 여력이 한계에 이른 것 아니냐는 우려를 이 발언이 다시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지정학적 충격 역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후티 반군이 최근 이틀 동안 사우디 영토를 겨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히면서 원유 수급 차질 우려가 커졌다. 미 국무부는 사우디 주재 비필수 인력에 철수를 권고했고, 사우디 아람코 역시 본사 직원들을 대피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memo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