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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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잘 마시는 남자가 멋있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술자리가 잦은 남자는 피하게 돼요. 술 마시느라 연락이 안 되거나 다음 날까지 숙취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식더라고요.” (20대 여성 A씨)

“가끔 함께 술 한잔하는 건 좋지만 매주 술 약속이 있는 사람은 부담스러워요. 술을 얼마나 잘 마시느냐보다 스스로 조절할 줄 아는지가 더 중요해요." (30대 여성 B씨)
한때 술을 잘 마시고 술자리 분위기를 주도하는 능력이 매력으로 통했다면 요즘은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술을 즐기더라도 자신의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조절하는 태도가 새로운 매력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특히 여성들 사이에서는 상대방의 음주 습관을 연애의 중요한 조건으로 따지는 경향이 뚜렷하다.

22일 소셜 데이팅 앱 ‘위피’가 이용자 13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성 응답자의 71.3%는 마음에 드는 이성이라도 자신보다 술을 훨씬 자주 마신다면 호감이 떨어진다고 답했다. 남성도 62.4%가 같은 반응을 보였다. 남녀 모두 상대방의 잦은 음주를 달갑게 여기지 않지만 여성이 더 민감하게 반응한 셈이다.

술을 얼마나 마시는지가 연애 상대를 고르는 기준으로도 자리 잡았다. 전체 응답자의 91.1%가 연애 상대의 음주 습관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의 59.7%는 ‘매우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남성(37%)과 비교하면 22.7%포인트 높다.

여성들이 선호하는 연애 상대는 이른바 ‘절주형’이다. 여성 응답자의 65.9%는 특별한 날이나 약속이 있을 때만 가볍게 술을 마시는 사람을 가장 선호한다고 답했다. 남성의 경우 같은 응답은 49.8%였다.

그렇다면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은 왜 연애 상대로 인기가 없을까. 가장 큰 이유는 술 자체보다 음주에 따라오는 생활 습관에 있었다. 응답자의 69.3%는 ‘술자리나 모임이 너무 잦을 것 같아서’를 이유로 꼽았다. ‘음주 후 행동이나 주사가 걱정된다’는 답변이 54.9%, ‘연락이 잘되지 않을 것 같다’는 응답이 45.8%로 뒤를 이었다. 술을 마시는 행위보다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더 우려하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첫 데이트에서도 나타났다. 여성 응답자의 53.5%는 첫 만남에서 술을 아예 마시지 않거나 한두 잔 정도만 가볍게 마시는 것을 선호했다. 남성은 36.9%였다. 술 없는 데이트를 선호하는 사람 가운데 62.8%는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를 제대로 알아보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 같은 변화는 최근 주목받는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문화와도 맞닿아 있다. 소버 큐리어스는 반드시 금주를 실천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음주 습관을 돌아보고 술을 마실지, 얼마나 마실지를 의식적으로 선택하는 생활 방식을 뜻한다. 술자리가 당연시되던 분위기에서 벗어나 필요에 따라 술을 줄이거나 마시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위피 조사에서 응답자의 50.3%는 과거보다 술을 마시는 양이나 횟수가 줄었다고 답했다. 가장 큰 이유는 ‘다음 날 일상이나 업무에 영향을 주기 때문’(51.2%)이었다. 운동이나 다이어트 등 자기관리(40.1%), 건강(37.3%)도 주요 이유로 꼽혔다. 술을 마시는 즐거움보다 다음 날의 컨디션과 일상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술이 데이트에서 완전히 밀려난 것은 아니다. 첫 만남에서 선호하는 장소로 술집이나 바를 선택한 응답자는 47.3%였다. 마음에 드는 상대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한 2차 장소로도 술집이나 바가 57.3%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술자리 자체는 여전히 인기 있는 데이트 방식인 셈이다.

결국 달라진 것은 술에 대한 호불호보다 술을 대하는 태도다. 연인과 분위기 있게 한잔하는 것은 좋지만 잦은 술자리로 일상이 흔들리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정훈 위피 마케팅팀 리드는 “단순히 술을 마시는지 여부보다 음주 빈도와 그로 인한 생활 패턴이 서로 얼마나 잘 맞는지가 연애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지희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