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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원장 "루센트블록 기술탈취 의혹 다시 살필 것"
무혐의 판단 재검토하나
22일 국회 등에 따르면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전날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루센트블록과 넥스트레이드 간 기술탈취 의혹과 관련해 "저희 판단에 미비한 점이 없는지, 법률상 개정해야 할 부분이 없는지 다시 한번 검토하고 보고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날 문제를 제기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정위가 넥스트레이드의 기술탈취 의혹에 무혐의 결론을 내린 과정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민 의원은 "스타트업의 핵심 자산은 특허나 설계도만이 아니"라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축적한 노하우가 경쟁력이고 사업구조와 수익 모델, 재무 모델 자체가 신기술"이라고 강조했다.
루센트블록은 지난해 넥스트레이드와 컨소시엄 참여를 논의하면서 사업 배경 자료와 5개년 재무 모델, 투자 제안서 등 9종의 자료를 제공했다. 이후 넥스트레이드가 별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를 신청하면서 기술탈취 의혹이 불거졌다. 루센트블록은 지난 1월 넥스트레이드를 공정위에 신고했지만 공정위는 지난 6월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공정위는 당시 루센트블록이 제공한 자료를 기술로 보기 어렵고, 넥스트레이드가 이를 실제 사업에 활용했다는 사실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넥스트레이드의 행위와 루센트블록의 인가 탈락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민 의원은 이 같은 판단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넥스트레이드 대표가 예비인가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한 사실과 루센트블록이 인가 탈락으로 유통사업을 이어가기 어렵게 된 사실을 공정위도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넥스트레이드가 자료를 받기 전과 받은 후 사업 모델, 재무 모델, 인가 전략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비교했느냐"고 했다.
공정위의 조사 방식도 문제 삼았다. 민 의원은 넥스트레이드 대표에 대한 직접 조사 없이 자료 이용 여부를 판단한 것이 적절했는지 지적했다. 이어 스타트업의 핵심 노하우를 보호 대상에 포함하고 협업 과정에서 취득한 정보를 경쟁사업에 활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주 위원장은 넥스트레이드 대표를 별도로 부르지 않은 이유에 대해 관련 발언 내용이 이미 인정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의원님 말씀하셨듯이 노하우가 유출된 것이 있는지 그런 부분도 다시 한번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루센트블록은 2021년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아 이듬해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소유'를 출시했다. 약 5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며 시장을 실증했지만 지난 2월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심사에서 탈락했다. 금융위는 유통사업자를 최대 2곳으로 제한하고 넥스트레이드가 주도하는 NXT컨소시엄과 한국거래소가 주도하는 KDX를 예비인가 사업자로 선정했다.
금융위는 규제 샌드박스 참여가 정식 인가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기존 사업자에 대한 가점도 심사에 반영했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넥스트레이드 역시 공정위의 무혐의 판단 이후 기술탈취 의혹이 해소됐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앞서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지난 7일 국정감사에서 루센트블록의 인가 탈락과 관련해 규제 샌드박스 제도의 실효성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8일 정무위 국감에서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 인가 가능성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기술탈취 의혹에 대한 기존 판단을 다시 들여다보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다만 주 위원장의 발언이 공식적인 재조사 착수나 무혐의 판단 번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을 대상으로 금융 분야 종합국정감사를 진행한다.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도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전날 공정위가 기술탈취 의혹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넥스트레이드의 사업자료 활용 여부와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인가 심사의 공정성 문제가 다시 쟁점으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금융위가 앞서 언급한 추가 인가 가능성과 관련해 진전된 입장을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