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내년부터 청년월세 지원 대상 소득기준을 완화한다. 임대인은 월세처럼, 임차인은 전세처럼 이용하는 ‘전월세 안심신탁’ 사업 공모도 올해 안에 진행한다.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비중이 처음 절반을 넘어서는 등 주거비 부담 우려가 커지자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지원책 설명에 나섰다.

홍지선 국토부 장관은 21일 엑스(X·옛 트위터)에 ‘월세 부담에 대한 걱정, 무겁게 듣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2020년대 초반부터 전세 계약은 줄고 월세 계약은 늘어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주거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월세 쏠림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17만2027건 가운데 월세는 8만7740건으로 51.0%를 차지했다. 1~9월 기준 월세 비중이 50%를 넘은 건 2011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43.7%)보다 7.3%포인트 높아졌다. 전세 거래가 1년 새 27.5% 줄어든 영향이 컸다. 월세 가격도 오름세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66만1000원으로 1년 전보다 21만8000원(15.1%) 올랐다.

홍 장관은 월세화의 원인으로 1인 가구 증가와 전세사기 여파를 꼽았다. 최근 갑자기 생긴 현상이 아니라 임대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라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0월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실거주 의무로 전세 매물이 줄고, 전세대출 규제가 강화된 점도 월세 전환을 부추겼다고 보고 있다.

홍 장관은 현재 운영 중인 지원책부터 소개했다. 월세 세액공제는 총급여 8000만원 이하 무주택 근로자가 요건을 갖춘 주택에 살 경우 연 1000만원 한도로 월세의 15~17%를 세금에서 빼준다. 총급여 5500만원 이하 근로자가 매달 100만원의 월세를 낸다면 연간 최대 170만원을 공제받는다.

청년월세는 월 최대 2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달 발표한 주거안정플랜에서 청년월세 신규 수혜 인원을 9만3000명에서 24만명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소득기준을 완화해 내년 상반기 모집부터 적용한다.

전월세 안심신탁은 8·13 주택 신속공급 방안의 후속 조치로, 시중의 월세 물건을 전세로 바꿔 공급하는 사업이다. 임대인과 임차인, 전월세 안정화기구가 3자 계약을 맺고 임차인이 전세금을 기구에 맡기면, 기구가 이를 운용해 연 4%대 수익을 임대인에게 매달 월세처럼 지급하는 구조다. 기구 업무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위탁받는다. 임차인은 전세대출을 활용해 월세보다 낮은 비용으로 거주하고, 임대인은 월세 연체나 공실 부담을 덜 수 있다. 시세 20억원 이하 주택부터 시행하며, LH 매입임대주택 500가구도 시범 공급한다. 국토부는 지난 8월 사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9월 말 공고와 10월 신청 접수를 거쳐 연말부터 입주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홍 장관은 근본 해법으로 공급을 내세웠다. 그는 “전월세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착공 부진에 따른 입주 물량 감소”라고 진단했다. 올해 1~8월 서울 주택 인허가와 착공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넘게 늘었다. 내년 말까지 수도권에서 공적주택 약 10만가구가 입주한다.

장기 임대 공급도 늘린다. 국토부는 주거안정플랜에서 2030년까지 보편형 공공임대 19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청년에게 물량의 50%를 우선 배정하고 최장 20년 거주할 수 있도록 했다. 민간 사업자가 20년간 운영하는 장기 민간임대도 확대한다.

홍 장관은 “월세 부담을 덜 방안을 계속 찾고 진행 상황도 소상히 알려 드리겠다”고 밝혔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